"없어진 무릎 연골, 인공관절 수술만이 정답 아냐"

[정심교 기자] 입력 2020.12.04 14.50

[전문의 칼럼]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한혁수 교수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한혁수 교수.

겨울이면 무릎 통증을 호소해 병원을 찾는 환자가 부쩍 는다. 관절염 등 무릎 연골 손상으로 인한 통증이 어느 계절이라고 덜 아플 리 만무하지만, 추운 날씨는 유독 힘들어하는 경향이 있다. 통증을 오래 참다가도 결국 수술을 결심하는 경우가 이 시기에 늘 정도다.

이는 이유가 있는데, 무릎 관절 주위에 분포한 작은 신경들이 기압·기온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해 작은 충격에도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올해 진료실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많은 환자가 무릎 통증을 참고 견디다가 겨울바람에 통증이 악화해 병원을 찾는다.

특히 중년 환자에서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경향이 크지만, 자연스러운 노화의 증상으로 여겨 방치하거나 약물, 주사치료 같은 진통제로 통증을 완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통증은 절대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무릎 연골 손상으로 인한 것일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연골 손상을 방치할 경우 골관절염으로 악화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적절한 치료 및 관리를 받는 게 중요하다. 특히 최근에는 평균 수명이 증가하면서 여가활동을 적극적으로 즐기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가 많아졌다. 테니스·등산 등 무릎 관절을 많이 사용하는 스포츠로 인한 외상성 연골 손상 환자도 많아지는 추세다.


 

갈비뼈 세포 활용한 연골 재생 치료도 나와

연골 손상 초기에는 약물·주사 같은 대증치료를 받는다. 그러나 이 같은 치료의 효과는 제한적이다. 연골 손상이 진행돼 통증이 심해지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 무릎 통증에 ‘참을성’은 독(毒)이다. 많은 환자가 몇 년 동안 계속되는 연골 손상 통증으로 불편을 겪다가 마지막 방법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하기도 하는데, 경제적 활동을 하는 중년층의 경우 인공관절 수술보다는 연골의 재생을 고려하는 치료법을 고려할 수 있다.

 

무릎 연골이 점차 닳아 없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그림. 맨 왼쪽이 건강한 사람의 무릎 연골이다.



여러 치료 선택지 가운데 오랫동안 활용된 치료법은 '미세천공술'이다. 연골 결손 부위에 노출된 뼈에 미세한 구멍을 뚫으면 골수에 있는 피가 나오는데, 이 피 속의 연골 생성 세포가 결손 부위에 연골을 생성하도록 하는 수술법이 미세천공술이다. 다만 이때 만들어지는 연골 조직은 원래의 관절 연골을 이루는 '초자 연골'이 아닌 '섬유 연골'이다. 약하고 지속성이 떨어진다는 한계점을 갖고 있다.

의학 기술의 발전으로 이러한 한계점을 넘어, 무릎 연골 손상을 치료하는 다양한 방법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환자 본인의 건강한 늑연골(갈비뼈 연골) 세포를 활용해 무릎 연골을 재생시키는 1대 1 환자 맞춤형 치료옵션까지 나왔다. 무릎 연골 손상의 근본적인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을지 등 관련 의료진과 환자의 기대 속에 주목받고 있다.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환자 본인의 연골세포를 활용해 안전하다는 큰 장점을 갖고 있으며, 치료 1년 후 시점에 환자의 90%에서 연골이 100% 재생됐고, 재생된 연골이 5년까지 유지되는 장기 효과도 입증된 것으로 보고됐다.

기온이 점차 떨어지면서 맞이한 긴 겨울은 환자의 무릎 통증이 더 심해지는 시기다. 연골 손상, 골관절염으로 인한 무릎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거나, 사회경제적 상황 등으로 인해 통증을 참거나 조기 진단을 주저하는 환자에게, 무릎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게 삶의 질 향상에 중요하다는 점을 당부하고 싶다. 겨울은 견뎌야 할 대상이 아니다. 지금 치료를 받으면 걷고 움직이는 인생의 즐거움을 되찾을 수 있다. 조기에 적극적인 치료·관리로 무릎 건강을 되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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