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골술·줄기세포’ 결합한 새 치료법으로 인공관절 대신한다

[김선영 기자] 입력 2020.11.25 13.20

연세사랑병원, 상태 호전 및 연골 재생 효과 확인…휜 다리, 관절염 환자에 희소식

쭉 뻗은 일자 다리는 미관상 보기 좋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젊은 시절 예쁜 다리를 가졌던 이도 나이가 들수록 후천적 요인으로 인해 다리가 휘어질 수 있다. 좌식 생활, 잘못된 습관 등으로 발생한 휜 다리는 그저 ‘중년의 특징’ ‘미관상 좋지 않은 것’이라고 치부할 것이 아니라 지속해서 관리해야 할 건강 체크 리스트 중 하나다.

서양인보다 동양인, 남성보단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휜 다리는 내반슬과 외반슬, 반장슬 등으로 나뉜다. 한국인에게 흔한 휜 다리인 ‘내반슬’은 양 무릎이 닿지 않고 밖으로 휜 것을 말한다. 흔히 말하는 O다리다. 외반슬은 ‘X다리’라고도 불리며 다리가 안쪽으로 휘어진 상태다. 영어로 ‘백 니’(Back Knee)라고 불리는 반장슬은 무릎 관절 부위가 뒤로 꺾이는 증상이다. 어린이와 여성에게 주로 나타난다. 

휜 다리는 대개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한다. 좌식 생활을 비롯해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 한쪽 다리에 체중을 지지하는 일명 ‘짝다리’ 등이 대표적인 원인 자세다. 문제는 이렇게 휘어진 다리가 무릎 연골 손상을 가속해 퇴행성 관절염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퇴행성 관절염 등으로 하체 불균형이 지속되면 척추에도 무리가 갈 수 있다.

휜 다리가 심할 경우 휜 다리 교정술인 ‘근위경골 교정절골술’을 고려한다. 특히 허벅지와 정강이뼈에 변형이 있을 경우 비수술적 치료로 교정에 한계가 있어 수술이 필요하다. 절골술은 무릎과 가까운 종아리뼈를 절골한 후 필요한 각도만큼 뼈를 벌리고 뼈를 이식, 금속판과 나사로 고정하는 방법으로 진행한다. 비교적 젊은 65세 이하 환자와 퇴행성 관절염 초기·중기 환자에게 추천된다. 무릎 통증을 완화하고 관절염 진행 속도 지연에 큰 도움이 된다.

줄기세포 치료에 대해 설명하는 고용곤(정형외과 전문의) 병원장.

최근엔 절골술과 줄기세포를 결합한 치료 방법이 개발되면서 휜 다리로 고민이 많던 환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존 절골술에 무릎줄기세포를 활용하면 상태 호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서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 전문 연세사랑병원 연구팀은 근위경골 교정절골술을 받은 무릎 관절염 환자 70명을 대상으로 줄기세포 치료 그룹, 줄기세포와 동종 연골을 함께 이용한 그룹으로 나눠 연골이 얼마나 재생됐는지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줄기세포와 동종 연골을 함께 이용한 그룹이 좀 더 호전된 결과를 얻었고 연골 재생 역시 더 양호했다. 연구결과는 SCI급 학술지(KSSTA·Knee Surgery Sports Traumatology Arthroscopy)에 게재됐다. 

연구를 이끈 고용곤 연세사랑병원장은 “근위경골 교정절골술은 관절 자체를 인공으로 바꾸는 인공관절 수술과 달리 관절염 촉진을 방지하고 관절을 더 오래 쓸 수 있도록 하는 치료”라며 “절골술과 줄기세포를 결합한 새 치료는 관절염이 진행된 환자의 연골 재생에 효과적이며 휜 다리 환자의 관절염 예방에도 탁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