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해 보이는 보툴리눔 톡신 아무거나 맞아도 될까

[권선미 기자] 입력 2020.11.16 13.28

슬기로운 메디컬 에스테틱 시술

생애 첫 미용시술로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보툴리눔 톡신 주사다. 신경쓰이는 곳을 중심으로 주사바늘을 콕콕 찌르면 나이가 들면서 피하기 힘든 눈·코·입에 굵게 생긴 주름이나 네모로 각진 턱을 간단하게 교정한다. 얼굴 근육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보툴리눔 톡신의 성질을 활용한 메디컬 에스테틱 치료다. 시술 후 별도의 회복기간 없이 곧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시술 효과도 티나지 않고 자연스러워 선호도가 높다. 문클리닉 박문수 원장의 도움말로 보툴리눔 톡신 시술을 받을 때 살펴야 할 사항을 소개한다.

Check1. 얼굴 주름은 한 번에 확실하게 없애는 것이 좋다? (X)

오히려 얼굴 표정이 이상하게 변할 수 있다. 과하게 욕심을 내다 원하지 않는 부위 근육까지 마비된 것이 원인이다. 미간에 보툴리눔 톡신 주사를 맞았는데 그 주변으로 퍼져 눈꺼풀이 처지는 식이다. 주사한 부위가 아닌 전혀 다른 부위의 근육이 마비되는 경우도 있다. 만일 보툴리눔 톡신을 투약한 다음 침을 삼키기 어렵고 숨을 편안하게 쉬기 곤란하다면 즉각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대개 보툴리눔 톡신 이상 반응은 시술 후 몇 시간 내 또는 수 주가 지난 다음에도 나타난다. 따라서 처음 보툴리눔 톡신을 맞는다면 한 부위만 최소 권고 용량으로 사용하는 것을 권한다. 일반적으로 보툴리눔 톡신의 초회 투약 효과는 1주일 내에 확인할 수 있다. 이후 상태 변화를 관찰하면서 추가 투약 여부를 결정한다.

Check2. 보툴리눔 톡신에 내성이 생기면 주름개선 효과가 떨어진다? (O)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이다. 보툴리눔 톡신 치료의 제 1 원칙은 내성관리다. 한 번에 고용량의 보툴리눔 톡신을 투약하거나 단기간에 자주 맞으면 보툴리눔 톡신 내성이 생기기 쉽다. 장기적으로는 주름개선 치료효과가 떨어진다. 일부 제품은 보툴리눔 톡신 내성으로 치료 실패율이 40%에 이른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참고로 가장 유명한 보툴리눔 톡신 제품인 보톡스의 용법·용량에 따르면 3개월 내 300IU 이상 누적 투약하면 내성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툴리눔 톡신 내성은 한 번 생기면 평생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처음부터 보툴리눔 톡신의 내성 발생을 최소화한 제품(제오민)으로 시술을 고려하는 게 좋다. 제오민은 신경독소만 포함된 순수 보툴리눔 톡신 제품이다. 2005년 첫 술시 이후 내성 관련 보고가 한 건도 없다. 

Check3. 지속·반복적 시술이 필요한 만큼 브랜드보다는 가격이 중요하다? (X)

위험한 발상이다. 보툴리눔 톡신은 제품마다 어디에 사용할 수 있는지 적응증과 권고용량이 다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를 받고 국내 판매 중인 보툴리눔 톡신 제품만 10개다. 보톡0 데이 등 가격을 강조한 병·의원을 찾아다니며 시술하면 내가 언제, 어떤 제품을, 어느 부위에, 어느 정도의 양을 사용했는지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

보툴리눔 톡신 치료는 체계적인 투약 이력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애  ‘3회’ 이상 보툴리눔 톡신 시술 경험이 있고 ‘6개월’ 이내에, ‘50단위’(보툴리눔 톡신 단위) 이상의 용량을 시술받았다면 내성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Check4. 보툴리눔 톡신 제품의 순도가 높을수록 내성이 덜 생긴다? (O)

맞다. 보툴리눔 톡신 내성이 생기는 이유는 근육을 마비시켜 주름을 펴는데 불필요한 복합단백질과 비활성화 신경독소 때문이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복합단백질과 비활성화한 신경세포를 외부 물질로 인식·방어하는 과정에서 중화항체를 만들어내면서 내성이 발생한다. 일반인은 보툴리눔 톡신 제품별로 큰 차이가 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제품별 보툴리눔 톡신의 성분·함량의 차이는 명확하다.

2018년 국내외 판매되는 보툴리눔 톡신 제품 5개을 대상으로 100IU 동일 용량에서 불필요한 신경독소 비율을 평가했더니 보툴렉스(휴젤), 나보타(대웅), 메디톡신(메디톡스), 렐라톡스(마이크로젠), 제오민(멀츠)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오민은 불필요한 신경독소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불필요한 신경독소의 비율이 높을수록 내성 발생 위험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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