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의 얼굴’ 루푸스, 증상 개선하고 면역 체계 정상화 도와야

[김관일 교수 ] 입력 2020.07.28 08.56

[한방 명의 솔루션] 경희대한방병원 자가면역난치질환센터 김관일 교수


“손발이 너무 차서 얼음에 손발을 대고 있는 것 같았어요. 여기저기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죠. 자고 일어나도 피곤이 가시지 않았어요. 소화도 안 되고 몸에서 열이 나는 것 같은데 정확히 어디가 아픈 건지 알 수 없어 병원만 여기저기 찾아다녔어요.” 루푸스를 진단받은 김소영(가명·45·여)씨 얘기다. 김씨는 여러 번 병원을 찾은 후에야 루푸스 진단을 받았고, 현재는 양방 치료와 한의 치료를 병행하면서 증상을 관리하고 있다. 

루푸스 환자 중 상당수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얼굴의 나비 모양의 홍반 증상 외에도 피로나 통증, 수족냉증 등 다양한 증상을 호소한다. 그래서 진단받기까지 시일이 오래 걸리는 경향이 있다. 루푸스는 다양한 임상 증상으로 인해 진단의 어려움이 있다. 일반적으로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며 피부 발진이나 관절 통증, 피로, 발열감 등을 흔히 호소한다.
 
발진·피로·발열·관절통·수족냉증 등 증상 다양

루푸스는 전체 인구 10만 명당 20~150명 정도다. 한국에서는 정확한 통계치가 없으나 대략 10~15만 명 정도로 예상한다. 주로 16~55세 여성에게 잘 발생한다.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는 전신적 홍반성 낭창이라고도 하며 간단히 루푸스라고도 한다. 전신을 침범하는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으로 면역계 이상으로 자기 인체를 침범해 피부·신장·신경계·근골격계·심혈관·폐 등에 다양한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유전적 원인이나 환경적 원인, 호르몬 인자가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루푸스 환자는 증상이 다양하고 신장·심장·혈관·폐·위장 등을 침범해 다양한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초기 진단과 증상에 따른 치료·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실제로 루푸스 환자는 피부 발진이나 피로, 권태감, 발열, 관절통, 체중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 수족냉증과 햇볕에 노출된 후 발생한 피부 발진 등도 증상 중 하나다. 약 50%에서는 신장 질환이, 40% 정도는 위장관 이상이 나타난다. 말초 신경염, 간질성 폐렴 등도 동반할 수 있다. 특히 50세 이후 발병한 환자는 폐와 관련된 증상이 잘 생긴다는 특징이 있다.
 

환자 상태별 한약·침·약침 두루 활용해 치료

루푸스는 현재 완치에 이르는 치료법이 없어 장기간 생존과 삶의 질 개선을 치료 목표로 삼는다. 양방의 약물치료는 증상의 강도에 따라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항말라리아제, 부신피질호르몬제, 면역억제제, 생물학적 제제 등이 사용된다. 의학의 발달로 예전보다 치사율은 감소했으나 증상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를 개선하는 측면에선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캐나다의 McGill 대학교 연구팀은 미국·캐나다·영국 루푸스 환자의 50% 정도가 대체요법을 이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다수의 환자가 증상 관리를 위해 여러 치료법을 고민하고 시도하는 상황이다. 

루푸스는 진단 자체가 어렵고 증상의 중증도도 개인마다 달라 루푸스 치료를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다른 질환보다 루푸스와 관련된 연구는 증례 연구이거나 샘플 사이즈가 작은 소규모 연구가 많은 편이다. 그럼에도 임상에서 이뤄지는 한의 치료를 지지하는 논문이 많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명시하면서 치료법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우선 대부분의 한의 치료는 루푸스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증상 관리와 근본 치료 위주로 진행한다. 증상 관리에는 많은 환자가 호소하는 피로나 통증, 피부 발진, 수족냉증 등에 대한 치료를 한약·침·약침 등을 이용해 치료한다. 앞서 말했듯이 통증 관리와 피로 개선에 대한 침 치료 효과는 많이 보고됐으나 루푸스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많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증례나 일부 논문에서 루푸스 환자의 통증과 피로 관리에 대한 긍정적인 보고가 나오고 있다. 관련 연구를 계속 진행하면 보다 명확한 보고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 침 치료는 합곡, 족삼리, 대추, 부류, 삼음교, 풍지 혈자리를 응용해볼 수 있다.

근본 치료라는 것은 환자 개개인의 면역 체계를 정상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넘치는 것은 줄이고 부족한 것은 채워주는 항상성 유지의 개념이 주가 된다. 이를 위해서 환자마다 한의학적 진단 기준인 변증으로 평가하고, 그에 따라 한약·침·약침 치료를 시행한다. 쉽게 말하면 환자가 가지고 있는 기운이 넘치고 부족한지에 따른 허실(虛實) 변증을 이용해 한약을 처방할 수 있다. 변증에 따라 한약 처방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근본 치료는 반드시 한의사와 상의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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