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외반증 남 일 아냐…밑창 부드럽고 발등 덮는 샌들 신으세요

[김선영 기자] 입력 2020.07.22 09.22

올바른 신발 선택으로 건강한 여름나기

무지외반증이란 엄지발가락을 뜻하는 무지가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어 엄지발가락 아래 뼈가 툭 튀어나오는 질환이다. 전 세계 성인 인구의 23% 정도에서 나타나며 발 변형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원인은 선천적인 요인과 후천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선천적 요인으로는 평발, 넓적한 발, 유연한 발 등 유전적으로 타고난 경우다. 그러나 최근에는 후천적인 요인이 더 주목받는다. 하이힐 등 볼이 좁고 굽이 높은 신발을 자주 신을 때 잘 나타나기 때문이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압도적으로 많이 나타나고 특히 하이힐을 즐겨 신는 젊은 여성에게서 발생률이 높은 편이다.

심해지면 발 전체는 물론 허리까지 통증 발생
구두 굽이 3㎝ 이상이면 발에 무리가 온다. 특히 하이힐은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려 엄지발가락에 압력이 집중된다. 발 전체에 고루 가해져야 할 압력이 한곳에 집중적으로 가해지면서 염증과 굳은살이 생기고 더 심해지면 발가락 관절이 붓는다.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족부족관절정형외과 이홍섭 교수는 “발가락뼈를 둘러싸고 있는 관절막 주변에 염증이 생기고 엄지발가락이 변형되는 무지외반증으로 악화한다”고 경고했다.

무지외반증은 외형적인 것보다 사실 통증이 더 큰 문제다. 다섯 개의 발가락이 서로 붙어있기 때문에 엄지발가락이 한쪽으로 삐뚤어지면 나머지 발가락도 변형과 함께 통증이 발생한다. 그뿐 아니다. 엄지발가락 기능이 떨어지면서 나머지 발가락이 상대적으로 많은 일을 하게 된다. 그러면 두 번째 발가락에 굳은살이 생기고 발가락이 저리며 신경통이 동반될 수 있다. 잘못된 걸음걸이로 인해 허리, 무릎, 골반 건강까지 악화한다.

무지외반증을 초기에 발견했다면 약물치료와 함께 생활습관만 개선해도 변형 악화를 막을 수 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편안한 신발로 바꿔 신는 것. 앞코가 넓은 신발, 발볼이 넓고 굽이 낮은 신발이나 운동화를 신는 것도 좋다. 신발만 바꿔도 통증이 사라지고 부기가 회복될 수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통기성이 좋은 샌들을 즐겨 신는다. 그러나 샌들 역시 무지외반증을 악화시키거나 발생시킬 수 있는 요인이 있으므로 다음 사항을 주의해서 선택하자.

굽 높이 2~3㎝, 쿠션감 있는 밑창 소재 권장 
하이힐처럼 굽이 높은 뾰족한 샌들은 피한다. 발 중심이 앞으로 쏠리면서 발 앞쪽으로만 보행하게 되기 때문에 쉽게 피로감을 느낀다. 피로도를 낮추려면 굽 높이는 2~3㎝ 정도가 적당하다. 밑창과 끈으로만 되어 있는 샌들은 발을 잡아 주는 힘이 부족하다. 발등을 덮는 샌들이 샌들 중에선 그나마 가장 안정성이 높다. 밑창이 얇고 딱딱한 샌들은 충격 흡수가 안 되면서 쉽게 피로감을 느낀다. 밑창이 잘 구부러지고 쿠션감이 있는 소재가 좋다.

무지외반증은 변형 정도에 따라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교정 절골술이 대표적이다. 튀어나온 발가락뼈를 잘라내 정상적인 위치에 옮겨 놓은 후 핀을 이용해 연결해 주는 방법이다. 발가락 변형이 심하다면 단일 절골술보다는 중족골과 족지골에서 두 번의 절골술을 시행해 변형 교정에 대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두 번 절골술은 기존의 한 번 절골술이 변형된 발가락의 중족골 원위부(비뚤어진 발가락이 시작하는 지점)에서만 교정하던 것을 끝부분(중족골과 발가락이 맞닿는 부위)에서 한 번 더 교정함으로써 변형을 완전하게 바로잡는 시술법이다. 무엇보다 무지외반증 정도에 따라 한 번 또는 두 번 절골술을 시행하는 등 치료법이 다르므로 병원을 방문해 족부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무지외반증 예방 수칙

-하이힐을 꼭 신어야 한다면 하루에 6시간을 넘기지 않고 주 3회 이하로 신는 것이 좋다. 굽이 낮은 신발과 교대로 신는 것도 방법이다.

-신발 치수를 신중하게 선택한다. 나이가 들수록 발 폭이 넓어지기 때문에 치수를 정해놓고 신기보다는 반드시 발 크기와 넓이를 재고 고르는 것이 좋다. 

-구두 굽이 많이 닳았거나 한쪽 부분만 닳았다면 즉시 굽을 간다. 굽이 한쪽만 잘 닳으면 닳은 부위 쪽으로 체중이 더 많이 실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발가락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한다. 발가락을 벌린 상태에서 6초 동안 힘을 주는 발가락 벌리기 운동, 발가락으로 바둑알 집기, 발가락으로 책장 넘기는 운동 등이 있다.

-신발은 저녁 무렵에 산다. 발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가장 작고 저녁 무렵에는 5~10㎜까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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