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류도 발병 요인…6세 미만 잘 걸리는 ‘햄버거병’ 주의보

[박정렬 기자] 입력 2020.07.08 09.18

설사 3~5일 계속되면 병원 찾아야

최근 경기도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발생한 집단 식중독 사건으로 이른바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로 6살 미만의 어린 아이들에게 잘 나타나는 병으로 설사와 더불어 소변양이 줄고 빈혈이 나타날 때 의심해야 한다. 몸이 붓고 혈압이 높아지거나 경련, 혼수 등의 신경계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지사제나 항생제를 투여 받는 경우 발생 빈도가 높다. 

고대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박성만 교수는 "날것으로 먹는 채소류도 깨끗한 물로 잘 씻어 먹어야 용혈성요독증후군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용혈성요독증후군은 장대장균인 O-157과 살모넬라 등으로 인해 유발된다. 보통 일주일 정도 안정을 취하면 후유증 없이 치료되지만, 10명 중 1명은 치명적인 용혈성요독증후군으로 이어진다. 장출혈성 대장균이 적혈구를 파괴해 빈혈, 혈소판 감소 증상이 나타난다. 장출혈성대장균에 의해 손상된 적혈구가 찌꺼기처럼 끼어 콩팥 기능이 손상되면 평생 투석을 받아야 할 수 있다. 면역력이 약한 소아는 수십 년이 지나 단백뇨, 고혈압, 콩팥 기능 저하가 나타나기도 해 한번 감염되면 정기적인 추적 검사를 받는게 좋다.

예방을 위해서는 여름철 생선회와 육회 등 익히지 않은 음식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워 먹을 때에도 다진 고기는 속까지 완전히 잘 익었는지 확인하고 먹어야 한다. 오염된 칼과 도마로 조리한 야채나 과일도 위험할 수 있어 주방 기구를 청결하게 관리한다. 어린이들이 끓이지 않거나 정수되지 않은 물, 약수 등의 오염 가능성 있는 식수를 마시는 것은 피해야 한다.

고대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박성만 교수는 “용혈성요독증후군은 어린 아이를 노린다. 여름철 복통, 설사가 3~5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아이들이 화장실을 사용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도록 교육하고, 육류 제품은 충분히 익혀서 먹고, 날것으로 먹는 채소류도 깨끗한 물로 잘 씻어 먹이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용혈성요독증후군 예방 수칙
1. 식사 전후 및 화장실 이용 후에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 씻기
2. 물은 끓여 마시고 음식은 반드시 익혀먹기
3. 채소와 과일은 깨끗한 물에 씻어 껍질을 벗겨 먹기
4. 식육, 수산물 및 조개류는 85도에서 1분 이상 충분히 익혀 섭취하기
5. 평소 ‘변기 뚜껑 덮고 물 내리기’ 생활화하기
6. 설사 증상이 있는 경우 음식 조리하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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