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심교 기자] 입력 2020.07.06 09.10
대한치과보철학회, 틀니 사용자 위해 구강관리법 안내
틀니를 사용하는 노인이 틀니를 끼고 자면 흡인성 폐렴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흡인성 폐렴은 무엇이고, 이게 왜 틀니 사용자를 위협할 수 있는지 알아본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8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60세 이상의 사망 원인은 악성종양, 심장질환, 뇌혈관질환에 이어 폐렴이 4위에 올라 있다. 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입원 원인 질환 2위에 ‘상세 불명 병원체의 폐렴’이 올랐다. 지출하는 의료비도 치매, 뇌경색증, 무릎관절증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흡인성 폐렴은 전체 폐렴의 20~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일반 폐렴은 폐렴구균으로 발생하는 데 반해 흡인성 폐렴은 구강 내 다양한 세균이 그 원인이다. 입안의 세균이 음식물과 뒤섞인 후 폐로 침범하거나, 침을 삼키는 과정에서도 침 속 세균이 흡인성 폐렴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흡인성 폐렴은 노인층에서 발생 빈도가 높은데, 이는 근력의 저하와 관련 있다.
나이가 들면서 근력이 약해지면 씹고 삼키는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 삼키는 과정에서 코로 음식물이 들어가는 건 연구개의 근육이 막고, 기도로 가는 건 후두덮개가 막아준다. 음식을 잘못 삼켰을 때 사레가 들리는 건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려 할 때 기침 반사로 흡인을 예방하려는 조치다. 하지만 이러한 반사 능력이 떨어지면 음식물이 흡인돼 폐렴을 유발할 수 있다. 이를 흡인에 의한 폐렴, 즉 '흡인성 폐렴'이라 한다.
지난 6월 세계적 학술지인 JAMA(The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미국 UNC(University of North Carolina at Chaper Hill)의 의료연구팀 연구결과가 실렸다. 이 논문에 따르면 구강위생관리를 시행한 노인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을 비교했더니 구강위생관리를 시행한 그룹에서 폐렴의 발생률이 31%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많은 연구에서 올바른 양치질, 치실 사용 등 적극적인 구강위생관리가 폐렴을 줄인다는 보고가 뒤따른다.
65세 이상 어르신의 약 60%가 틀니를 사용한다. 세척 안 한 틀니를 끼고 자도 흡인성폐렴 유발 가능성을 높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틀니만 잘 관리해도 폐렴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고령자의 경우 틀니 같은 보철물을 사용하고 있다면 정기적인 치과 내원을 통해 틀니 등 보철물을 점검하고 교합 검사, 올바른 관리를 위한 교육, 처방 등을 받는 게 좋다.
대한치과보철학회에서는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은 7월 1일 틀니의 날을 기해 '코로나-19 감염증 예방을 위한 틀니 사용자 구강건강 관리요령'을 발표했다. 특히 호흡기 감염이 염려되는 시기에 손 위생 관리는 물론 틀니를 빼고 자는 것, 의치 세정제의 사용 등 올바른 틀니 관리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틀니 등 보철물을 사용하고 있다면 올바른 보철물의 유지 및 관리로 씹는 즐거움을 지키면서 흡인성 폐렴 같은 전신질환을 예방하는 게 필수다. 대한치과보철학회 권긍록 협회장은 "틀니 사용자라면 지켜야 하는 올바른 틀니 관리 요령을 숙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잘 때는 틀니를 빼고, 뺀 틀니는 깨끗한 물속에 보관하며, 의치 세정제를 사용해 틀니를 소독하는 등 관리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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