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긁어낸 실패'에서 성공시킨 지방흡입술, 미래는?

[이선호] 입력 2020.05.21 11.19

글로벌365mc병원 이선호 대표병원장(대한지방흡입학회 회장)

이선호 글로벌365mc병원 대표원장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성행하는 의료미용 수술로 단연 ‘지방흡입’을 꼽을 수 있다. 과거에는 다이어트에서 ‘몸의 부피’만을 중시했다면 이제는 단순 체중계의 숫자가 아닌 몸의 비율과 균형을 중시하는 추세다. 

이렇다 보니 요즘 다이어터들은 몸무게를 5㎏, 10㎏ 줄이는 것 못잖게 눈에 띄게 굵은 허벅지나 출렁이는 뱃살의 사이즈를 관리하는 것을 더 중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와 함께 지방흡입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지방흡입은 유행한 지 얼마 안 된 미용수술 정도로 여겨지는 듯하다. 하지만 지방흡입의 역사는 생각보다 길다. '날 것 그대로' 시도된 최초의 지방흡입은 1920년대 프랑스에서 이뤄졌다. 당시 외과 의사인 샤를 뒤자리에가 한 발레리나의 종아리와 무릎 라인을 매끈하게 다듬기 위해 시행했다. 다만 현재 지방을 흡입하는 방법과 달리 큐렛(긁어내는 의료용 기구)으로 지방을 제거했고, 결국 혈관 손상, 과다 출혈을 얻고 말았다. 이 방식은 이후 사용되지 않았다.

현대의 지방흡입은 1970년대에 유럽에서 시작돼 1980년대 미국이 대중화했다. 1974년 이탈리아 산부인과 의사인 조르지지오 피셔가 끝이 둥글고 무디고 속이 빈 ‘캐뉼라’를 고안한 게 시초다. 피하지방층에 가느다란 캐뉼라를 넣어 지방세포를 흡입해 내 현재의 지방흡입 형태의 초석을 마련했다. 초기의 지방흡입은 미용 목적이 아니었다. 피셔는 비만한 환자의 복부 수술을 쉽게 진행하기 위한 지방제거 목적으로 이를 개발했다.

이후 프랑스 의사들이 이를 발전시켰다. 포니에르가 캐뉼라 지방흡입 방식을 발전시켰고, 일루즈는 수술 시 출혈을 줄이고 흡입을 용이하게 돕는 식염수 주입 후 지방을 제거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수술법뿐 아니라 환자와 의료진이 보다 편안하게 시술받을 수 있는 ‘새로운 마취 방법의 발전’도 수술을 대중화한 요소로 꼽힌다. 1985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피부과 의사 제프리 클라인 박사는 ‘튜메슨트 마취법’을 개발했다. 이는 국소마취제인 리도카인과 혈관수축제인 에피네프린을 섞어 수술 부위에 주입한 뒤 지방을 흡입하는 방식의 치료다. 이로 인해 출혈 위험을 떨어뜨리고 전신마취의 필요성을 없앴다. 현재도 지방흡입 시 수술 부위에 튜메슨트 용액을 주입한다.

결국 캐뉼라와 튜메슨트 용액의 발견은 지방흡입을 스타덤에 올린 획기적인 발명품이었다. 이후 1980년대 세계 의료의 선봉장이었던 미국 의사들이 이들에게 배우며 지방흡입이 크게 성행한다.
 

69년 미국서 세계 첫 가이드라인 제시

1989년에는 미국피부과학회에서 지방흡입수술에 대한 세계 최초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에 이른다. 국내에서도 1989년 말 지방흡입이 도입됐다. 여러 과정을 거쳐서 국내에서도 지방흡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2000년대 초반부터다. 단, 어떤 획기적인 수술이라도 꾸준히 업그레이드가 이어져야 한다. 과거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한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연구할 필요가 있다.

우리 병원도 보다 정교하고 섬세한 지방흡입 술기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14년에는 '람스'(LAMS, Local Anesthetic Minimal-invasive lipo-Suction)를 선보였다. 말 그대로 국소마취 상태에서 최소절개로 지방을 뽑아낸다는 의미로, 비수술적 비만시술과 지방흡입술을 합친 하이브리드형 치료다. 현재는 ‘지방흡입 주사’로 안착한 듯하다.

람스는 캐뉼라보다 섬세한 바늘로 시술돼 머핀살·승마살·발목 등 섬세한 교정이 필요한 부위에도 적용할 수 있다. 미국 미용의학학회(AAAM) 등 세계에서 비만 의학 석학들의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최근에는 시술 신뢰도가 높아진 만큼, 어디서든 안전하고 뛰어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결과를 구축할 수 있는 기술발전에 주목하고 있다.

365mc가 최근 인공지능 지방흡입 개발에 매진하고, 세계 최초로 지방흡입에 AI기술을 접목한 ‘메일시스템’(M.A.I.L: Motion capture and arificial ingtelligence assisted liposuction system)을 탄생시킨 이유다. 이는 로봇수술과는 다른 개념이다. 메일시스템은 모션캡처기술로 의사의 동작을 감지·저장해 빅데이터를 구축·학습한 AI가 의사에게 최적의 수술방법을 보고하는 방식이다. 인공지능을 통해 부작용을 줄이고 안전성을 높인 것은 물론 수술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

지방흡입의 효과와 신뢰도는 이미 널리 알려진 상황에서, 어디서든 양질의 수술결과를 기대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에 힘써야 할 때다. 이후 기술 수출을 통해 세계 어디서든 안전하고 효과적인 지방흡입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

☞글로벌365mc병원 이선호 대표병원장은 경희대 의과대학을 졸업했으며 가정의학과 전문의다. 현재 대한지방흡입학회 회장, 365mc 복지재단 이사장, 365mc 고난도 지방흡입 재수술센터장을 겸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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