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부동산·연금보다 중요한 게 근육"

[김준배 원장] 입력 2020.04.20 10.09

[건강칼럼] 평촌서울나우병원 김준배 대표원장

김준배 원장

외래 진료를 보면서 “평소에 운동 좀 하세요?”라고 질문하면 거의 모두가 "그렇다"고 대답한다. 진짜 그럴까.

자세히 질문해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그럼 어떤 운동을 하세요?”라고 물어보면 자신 있게 대답하는 분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수영이나 헬스를 규칙적으로 다니는 분도 있지만, 대다수는 “좀 걸어요.”라고 대답한다. 정말 규칙적으로 걷기 운동이라도 한다면 너무나 다행이다.

하지만 더 자세히 물어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운동하려고 일부러 시간 정해놓고 운동화도 신고 규칙적으로 걸으시는 건가요?” 이 질문에는 많은 분이 눈을 피하고 목소리가 작아진다. 평소에 직장 생활하면서, 일하면서 걷는 시간을 다 포함해 운동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자신도 그건 운동이 아니란 것을 알기에 자신 없게 작아진 목소리로 대답하시는 것 같다.

운동에 대해 막연히 알고 있고, 또 틀린 믿음으로 부적절한 운동을 하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몇 가지 포인트를 좀 짚어보려 한다. 걷기 운동은 물론 좋은 운동이다. 규칙적으로 걷기 운동을 하면 폐활량도 좋아지고 근육량도 유지되며 관절에 적절한 자극을 주게 돼 튼튼한 무릎·허리를 위해서도 도움된다. 특별한 도구도 필요 없고 비용 투자도 거의 필요 없으니 얼마나 좋은 운동인가.
 

하체 근육량 적으면 걷기만 해선 안 돼

하지만 평소에 근육량, 특히 하체 근육량이 너무 적은 사람이 갑자기 친구 따라 무작정 장거리 걷기를 시작하거나, 직업상 또는 습관적으로 온종일 걸어 돌아다니는 것이 좋은 운동이라고 생각한다면 문제다. 대퇴사두근 등 무릎 주변 근육이 약한 상태에서 무조건 걷기만 하면 무릎 연골에
너무 갑작스러운 스트레스를 주게 돼 통증이 생기고 무릎에 물이 차는 경우도 있다.

많은 경우 무릎 주변 다른 힘줄에 과부하가 걸려 힘줄 염증, 건염이란 것이 꽤 흔하게 발생한다. 무릎 안 아프려고 건강해지려고 큰맘 먹고 운동을 시작했는데 오히려 더 아파지니 억울하기도 하고, '거봐 난 운동 체질이 아니야'라는 좋은 핑계를 찾아내기에 십상이다.

서구권보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학생 때부터 운동량이 많지 않다. 체육 시간조차 점점 줄고 있다니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매스컴에서는 걷기 운동만을 너무 강조하다 보니 근육량이 적은 사람이 아픈데도 무조건 걷기 운동을 하거나, 걷기 운동만 하면 충분한 것으로 너무 쉽게 안도하기도 한다.

하지만 100세 시대를 내다보는 지금, 걷기 운동만으론 부족하고 근육량을 꼭 키워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근육량이 적은 채로 노후를 맞이하면 관절에도 무리가 갈 뿐만 아니라 생활 의욕도 저하되고, 당뇨병·고혈압·비만 등 많은 노인성 질환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

더구나 낙상 위험이 커져 척추 압박 골절, 손목 골절, 생명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골반 골절도 잘 발생한다. 일본에서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걷기 운동만 수년간 열심히 해도 근육량 증가에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결과가 있다. 행복한 노후를 위해선 부동산·연금보다 중요한 게 근육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근육 강화 운동이란 게 꼭 헬스클럽에 가서 무거운 아령이나 덤벨을 들어야 하는 건 아니다. 의지·관심만 있으면 집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의자에 앉아 다리 들기, 누워서 다리 벌리기, 스쿼트, 런지 등 '홈트(홈트레이닝)'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혼자 할 수 있는 운동법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운동법을 몰라서, 시간이 없어서 못 한다는 말은 그저 핑계일 뿐이다. 이제 전 국민이 근육 운동의 중요성을 알고 무작정 걷기만 하지 말고 근육량을 늘일 수 있는 운동에 관심을 갖고 바로 실천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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