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집콕 생활? 스트레칭 즐기고 간편식 줄이고 …

[이민영 기자] 입력 2020.03.23 09.11

코로나19 '확찐자' 막는 습관

‘확찐자’라는 신조어가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외출을 자제하면서 집 안에서만 생활하다 보니 활동량이 급감해 살이 확 찐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집 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집콕’(집에 콕 박혀 생활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 일상화되는 모양새다. 한정된 공간에서 오래 지내다 보면 자칫 무기력하고 과민해지며 피로감이 가중되기 쉽다. 이럴 때일수록 신체 리듬을 유지하면서 건강을 챙기는 방법을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집 안에서 면역력은 챙기고 스트레스는 낮추는 여섯 가지 라이프 솔루션을 짚어본다.  
 

더해야 할 것

활동량 - 하루 1회 방 청소, 짐볼에 앉아 TV 시청
 
앉아 있는 시간이 길수록 움직임이 줄어 소화불량과 불면증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김원 교수는 “감염병이 유행일 땐 외출 자제가 운동 부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실내에서 활동량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집 안에서 활동량을 늘리는 쉬운 방법은 스트레칭이다. 짧은 시간이라도 매일 꾸준히 하는 게 효과적이다. 어느 한 부분만 집중적으로 스트레칭하기보다 전후좌우 균형을 맞추고 머리부터 시작해 발끝까지 해주는 게 좋다.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줬다면 ‘홈트’로 운동 강도를 높여보자. 홈트란 ‘홈 트레이닝’의 줄임말로, 집에서 별도의 운동기구 없이 하는 운동을 말한다. 윗몸일으키기·팔굽혀펴기·스쿼트가 대표적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전신운동인 버피테스트와 하체 운동인 브릿지 등 다양한 홈트를 국민체력100 홈페이지(nfa.kspo.or.kr)의 ‘홍보-보도 자료’ 카테고리에서 ‘확·찐·자 예방 홈트(홈트레이닝)’라는 시각 자료로 제공하고 있다.

일상생활의 활동량을 높여 칼로리를 소모하는 것도 운동이 된다. 서성거리며 통화하고 하루에 한 번 15분 동안 방을 청소하는 사소한 습관이 쌓여 운동 효과로 이어진다. 차를 마시려고 물을 끓이는 동안 앉았다 일어서기, 소파 대신 짐볼 위에 앉아서 TV를 보는 것도 아이디어다.

수면 리듬 - 조용하고 어두운 분위기서 7시간 숙면
햇빛을 덜 쬐고, 생활이 불규칙해지면 수면의 질 저하로 이어지기 쉽다.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 분비가 줄고 24시간 일주기 리듬이 깨진다. 대한수면학회 정기영(서울대병원 신경과) 회장은 “면역력을 높이는 확실한 방법 중 하나는 잠을 잘 자는 것”이라며 “마스크 착용이나 손 씻기와 같이 수면 규칙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면역력을 높이는 수면 규칙 첫 번째는 최소 7시간 이상 잠을 자는 것이다. 수면 시간이 짧을수록 면역 세포 기능이 약해져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의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연구가 있다. 하루 5시간 이하로 자는 건 면역 기능에 치명적이다. 또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습관을 실천해야 한다. 정 교수는 “몰아서 자는 것은 당일치기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과 마찬가지로 몸에 부담을 준다”고 말했다. 제시간에 잠들려면 어둡고 조용한 환경을 조성하고 TV·유튜브 등을 틀어놓지 않도록 한다. 방송을 켜놓고 잠드는 습관이 반복되면 오래 자도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
 
실내 환기 - 미세먼지 심해도 하루 3회 10분씩 환기
집 안 환경에서 건강과 밀접한 것이 실내 공기의 질이다. 질병관리본부의 실내 환기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미세먼지가 없거나 보통인 날에는 하루
 
3번 한 번에 30분 이상 환기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어도 하루 세 번, 10분씩 짧게 환기를 하는 게 좋다. 오랜 시간 공기가 순환되지 않으면 이산화탄소 등 유해 물질이 실내에 축적된다. 새벽이나 늦은 저녁에는 대기에 오염 물질이 정체돼 있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에 환기하는 것을 권한다.
 
요리할 때는 연소 가스와 잉여열 등을 내보내기 위해 30분 이상 환기해야 한다. 특히 기름을 사용하는 조리 시에 미세먼지가 더 많이 생긴다. 레인지 후드를 가동하고 창문을 열어 자연 환기를 시키는 것이 좋다. 공기청정기를 사용해도 환기는 필요하다. 또 6개월~1년 주기로 필터를 교체하지 않으면 세균 오염으로 인해 실내 공기 질이 더 악화할 수 있다.
 
빼야할 것
배달 음식과 간편식 - 매운맛 당길 땐 달래·부추 겉절이 건강식
외출이 줄면서 배달 음식 주문량과 간편식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식습관은 자칫 비만 등 만성질환으로 이어지는 단초가 된다. 자극적인 맛이 입맛을 사로잡지만 영양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신선한 식재료를 활용해 감정 조절에 도움이 되는 식단을 차려보자. 약간 우울하고 슬플 땐 트립토판 성분이 많이 든 식품을 챙겨 먹으면 도움이 된다.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세로토닌은 트립토판에서 만들어진다. 트립토판은 견과류·우유·달걀노른자 등에 많다. 스트레스 받을 때 찾게 되는 매운맛을 건강하게 즐기려면 청양고추·양파·부추·달래·겨자·생강 같은 식재료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게 좋다. 달래·부추는 겉절이나 생채처럼 생으로 먹을 때 매운맛이 강하다. 간편식을 고를 땐 영양 정보를 확인한 뒤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해 먹으면 좋다. 예컨대 간편식 볶음밥에 계란이나 두부 등을 넣어 먹으면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다. 샐러드를 곁들이거나 후식으로 과일을 먹으면 비타민·무기질 등을 챙길 수 있다.
 
홈술 - 면역력 저하 주범 술, 횟수·양 정해 적당히
저녁 약속이 취소되고 재택근무가 증가하면서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로 답답함과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올해 2~3월 초 주류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평균 20~30% 증가했다. 우울한 기분을 술로 달래는 경험이 반복되면 뇌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술을 생각나게 한다. 알코올에 대한 의존성이 점점 강해지는 과정이다. 이런 술은 면역력 유지를 방해하는 주요 원인이다. 스트레스를 술로 풀고 과음하는 사람은 만성 피로와 수면 부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면역력이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만성 음주력이 있는 환자는 상대적으로 바이러스성·세균성 감염에 취약하다.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이무형 원장은 “홈술은 편하게 마실 수 있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음주량이 증가해 잘못된 음주 습관으로 이어지기 쉽다”며 “마시는 횟수·양을 정해놓는 방법으로 절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짜뉴스 - 불안감 부추기는 정보는 허위 가능성 커
‘코로나 블루’(우울감)의 원인 중 하나는 허위 정보다. 집에서 감염병에 관한 정보를 검색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허위 정보에 노출돼 불안감이 커지기 쉽다. 온라인에서 떠도는 허위 정보는 한눈에 거짓임을 알기 쉽지 않다. 일부는 사실이 곁들여져 있어 사실과 구분하기 더 어려운 경우가 많다. 코로나19처럼 개인의 건강과 안전이 달린 경우 허위 정보에 속거나 이를 주변 사람에게 퍼뜨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허위 정보 여부는 몇 가지 판별 기준을 적용해 가늠해볼 수 있다.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팩트체크센터에 따르면 먼저 정보의 출처를 살펴야 한다. 이름만 유사한 기관을 사칭하고 있는 건 아닌지 따져본다. 작성자를 알 수 없는 정보는 신뢰하기 어렵다. 작성자가 있다면 이 사람이 과거에 어떤 글을 게시했는지, 실재 인물인지를 확인한다. 정보가 언제, 어디에서 만들어진 것인지도 확인해 본다. 또 지금 보고 있는 정보를 신뢰할 수 있는 다른 기관에서도 다뤘는지 본다. 정보가 과도한 불안을 준다면 의심해야 한다. 허위 정보들은 공격 대상의 신뢰를 떨어뜨리기 위해 이런 감정을 부추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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