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성 삶의 질 위협하는 ‘전립선 비대증’

[정두용] 입력 2020.03.12 14.39

인하대병원 비뇨의학과 정두용 교수

인하대병원 비뇨의학과 정두용 교수.

남성 배뇨장애의 원인 중 전립선 비대증은 중년 이후의 남성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질환 중 하나이며 글자 그대로 전립선이 커지는 병이다. 하지만 전체가 커지는 것이 아니라 요도 주변의 특정 부위가 커지게 돼 이것이 요도를 눌러 소변을 보기가 불편해진다. 커진 전립선이 요도를 압박하고 소변이 잘 배출되지 않으면 방광에 자극을 줘 배뇨 증상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식생활의 서구화, 노령층의 증가, 생활 수준의 향상 및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면서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전립선 비대증으로 인한 증상은 적절하게 치료받지 않을 경우 일상 활동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집에서 나가기 전이나 잠자리에 들기 전 음료 섭취에 제한을 받고, 운전을 쉬지 않고 2시간 이상 지속하기 힘들며, 야간 빈뇨 때문에 숙면하기 힘들다. 또한 실외 활동에서 화장실 없는 곳을 꺼리며 운동이나 취미 활동에 제한을 받게 된다. 전립선 비대증이 있는 50세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삶의 질에 대한 조사를 시행했을 때 우선순위로 여행 시 불편감(77%), 수면 장애(61%), 배뇨통(52%)을 꼽았고 사회생활 불편감, 발기 문제, 성적 욕구 저하 등도 많은 빈도를 차지했다. 
 

전립선 긴장 완화하거나 크기 줄이는 약물 사용

전립선 비대증의 치료법은 크게 약물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약물치료에 적절한 사람은 경증의 증상을 보이는 환자, 심신장애로 수술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 수술을 원하지 않는 환자다. 약물치료에 부적절한 환자로는 급성 요폐 병력이 있는 사람, 만성 요폐로 300mL 이상 잔뇨를 보이는 환자, 신부전증 환자, 전립선 비대증으로 인해 심한 혈뇨를 보이는 환자, 재발한 전립선 비대증 및 이로 인해 이차적 요로 감염이 발생한 환자, 방광 결석을 동반한 환자, 전립선암 환자를 들 수 있다.

전립선 비대증의 약물치료는 크게 두 가지다. 알파 교감신경 차단제와 남성호르몬 합성 차단제(5알파-환원효소 억제제)다. 알파 교감신경 차단제는 전립선의 긴장을 완화해 소변 배출을 용이하게 하는 약물로 투여 시 효과가 바로 나타난다. 부작용으로는 심혈관계통 및 중추신경계통 증상으로 두통, 현기증, 피로, 코막힘(10~15%)과 기립성 저혈압(2~5%)이 발생할 수 있다.

남성 호르몬 합성 차단제는 전립선의 크기를 줄여 소변 배출을 용이하게 하는 약물로 3~6개월 투여 후 효과가 나타난다. 성욕 감퇴, 발기력 저하(3~5%)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약물치료는 단독 요법 또는 몇 가지 약제를 통한 병합 요법으로 비뇨의학과 전문의에 의해 적절하게 선택·사용돼야 한다.
 

수술로 커져 있는 전립선 조직 잘라내거나 줄여

수술적 치료는 앞서 말한 약물치료가 부적절한 환자군과 환자 본인이 약물 요법보다 좀 더 적극적인 치료를 원하는 경우에 시행한다. 수술적 치료는 가장 많이 시행되는 경요도적 전립선 절제술, 레이저를 이용한 전립선 절제술 등 여러 방법이 있으나 궁극적인 목적은 커져 있는 전립선 조직을 절제 또는 감소시켜 이를 통한 요로 폐색을 해결해 주는 것이다. 일부는 역행성 사정, 발기부전, 출혈, 요실금, 요도 협착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전립선 비대증은 중년 남성에서 삶의 질을 저하할 수 있는 흔한 질환 중 하나다. 약물치료로 관리가 가능하나 일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다. 중년 남성들에겐 고혈압, 당뇨병과 마찬가지로 지속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 질환이다. 적절히 치료 받으면 방광 기능을 보존해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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