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로한 부모님, 물 마실 때마다 사레들면 지나치지 마세요

[이민영 기자] 입력 2020.02.14 09.07

삼킴 곤란, 뇌졸중·파킨슨병·치매 등 노인성 신경계 질환이 주요 원인

삼킴 곤란은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삼키는 행위에 문제가 생기는 증상이다. 음식을 삼키는 과정은 구강-인두-식도 단계로 이뤄지는데 뇌에서 이 부분을 관장하는 연수(간뇌)와 그 주위 조직에 손상이 생기면 삼킴 곤란이 발생한다. 원인질환으로는 뇌졸중이나 파킨슨병, 신경 근육질환 등 노인성 신경계 질환이 흔하다.

강동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유승돈 교수는 “증상이 있는데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흡인성 폐렴이나 영양실조, 탈수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원인 질환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선행되고 이와 함께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적극적인 재활 치료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먼저 음식물 없이 반복적으로 빨리 침을 삼키는 것으로 기능을 확인하는데 30초 동안 3번 이상 적절히 삼킬 수 있으면 삼킴 곤란이 가볍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다음으로 작은 숟가락(3cc)에 담은 물을 마시고 사레 증상이 있는지 호흡이 변하는지 삼킨 후에 쉰 목소리가 나는지를 평가한다. 5초 안에 사레 없이 삼킬 수 있다면 정상이라 할 수 있다. 삼킨 후 ‘아’ 소리를 내게 하여 물에 젖은 목소리가 나는지를 확인하고 호흡에 이상이 있는지도 관찰해야 한다. 

삼킴 곤란이 의심되면 어느 단계에서 증상이 발생하는지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 비디오 투시 삼킴 검사를 실시한다. 삼킴 곤란 증상이 최근에 갑자기 시작됐다면 뇌졸중이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이며, 발생 시기를 알기 어렵고 서서히 진행됐다면 다른 신경계 질환도 의심해봐야 한다.

재활치료는 먼저 다양한 점도의 음식물(푸딩, 요플레, 걸쭉한 토마토 주스, 밥)을 제공해 폐로 넘어가지 않고 인두 내에 잔류물이 남지 않는 음식물이 무슨 종류인지 확인하며 실제로 먹을 수 있도록 훈련한다. 이와 함께 구강의 씹는 동작을 훈련하고 인두의 근육을 강화하여 흡인이 잘 생기지 않도록 하는 삼킴 재활 훈련을 한다.

이때 삼킨 음식물이 식도가 아닌 기도로 들어가지 않도록 고개를 앞쪽으로 숙이고 턱을 당긴 채로 삼키도록 자세 교정도 함께 진행한다. 이런 방법에도 폐렴 발생 가능성이 큰 경우 튜브(일명 콧줄)나 위루관영양(일명 뱃줄)을 이용한다. 

유승돈 교수는 “삼킴 곤란은 뇌졸중의 경우 일정 기간이 지나면 호전되지만 파킨슨병의 경우 운동 증상이 발생하면 삼킨 기능과 발음기능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조기 발견과 폐렴 예방을 위해 정기적으로 삼킴 검사와 발음 평가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음식물을 삼키기 어렵거나 오래 걸리고, 가래와 기침이 늘거나 발음이 나빠지는 등 관련 증상이 있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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