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뒤숭숭하고 잠 안 올 때 하면 좋은 00

[권선미 기자] 입력 2020.02.12 13.36

몸을 재충전하는 목욕

목욕은 지친 몸을 재충전하는데 효과적인 방법이다. 목욕은 단순히 미세먼지·땀·때 등으로 더러워진 피부를 깨끗하게 씻어내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몸을 따뜻하게 데우면 혈관이 확장돼 혈액순환이 활발해지고, 노폐물 배출이 촉진된다. 물 자체의 수압·부력은 단단하게 굳은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줘 육체적·정신적 피로를 줄여준다.

목욕은 소나기처럼 뿜어져 나오는 물로 흐르듯 씻는 샤워와 다르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욕조에 느긋하게 기대 시간을 보내는 누구나 몸과 마음이 안정된다. 뇌에서 세로토닌·엔도르핀 같은 행복 물질이 나와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따뜻한 물이 온 몸을 감싸면서 온열 효과로 신체 중심 체온을 높여준다. 수압은 근육을 마사지하듯 눌러 부기를 빼고, 부력은 관절의 부담을 최소화해 통증을 완화한다. 에너지 소비도 크다. 온 몸을 담그는 목욕은 시간당 평균 140㎉를 소모한다. 30분 동안 걷는 것과 비슷한 효과다.

온 몸을 물에 담그면 몸과 마음이 안정돼
목욕은 몸을 내부에서부터 건강하게 돕는다. 먼저 통증을 줄여준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딱딱하게 굳은 근육·관절이 이완돼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다. 염증반응도 억제해 통증도 줄어든다. 체력이 약해도 물에서는 쉽게 움직일 수 있어 근력을 효과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

심신 안정 효과도 크다. 몸이 따뜻해지면 신경전달물질인 베타엔도르핀 분비가 촉진된다. 스트레스로 머리가 뒤숭숭하거나 잠을 이루지 못할 때 목욕을 하면 도움이 된다. 근육·피부의 혈류가 늘면서 신진대사가 좋아진다.

심혈관 보호 효과도 있다. 체온이 올라가면 혈관이 넓어져 혈압이 떨어진다. 지속적인 목욕 습관이 뇌졸중·고혈압 같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일본 에히메대 연구팀은 성인 166명을 대상으로 목욕이 혈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목욕 빈도에 따라 주 5회 이상 목욕하는 그룹과 불규칙적으로 목욕하는 그룹으로 나눈 후 이들을 1년 동안 추적·관찰했다. 그 결과 동맥경직도(BNP)가 일주일에 5번 이상 목욕하는 그룹은 23.7pg/mL로, 불규칙적으로 목욕하는 그룹(37.9pg/mL)보다 낮았다.

물 온도는 체온과 비슷하게
목욕을 할 때는 물 온도가 중요하다. 체온보다 약간 높은 37~40도 정도가 적당하다. 물에 손을 넣었을 때 따뜻하다고 느껴지는 온도다. 목욕물의 온도가 체온과 비슷하면 중심체온이 그 이상 오르지 않는다. 심혈관에 부담을 주지않으면서 혈관만 확장한다. 만일 수온이 지나치게 높으면 체온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42도 이상 고온의 물에 5분이 넘게 몸을 담그고 있으면 맥박·혈압이 높아져 심장에 부담을 준다.  

목욕은 한 번에 10~15분 정도 즐기는 것이 적당하다. 목욕 후에는 물기를 닦고 바로 보습제를 바른다. 물기가 마르면서 몸 속 수분까지 빼앗을 수 있다. 단, 식사 후 2시간 이내는 목욕을 삼간다. 밥을 먹고 곧바로 물에 들어가면 위산 분비가 억제돼 소화능력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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