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ctor's Pick]아이 열경련 할 때 당황하지 말고 몸·얼굴 옆으로 돌려주세요

[이민영 기자] 입력 2020.01.31 17.16

#3 고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변정혜 교수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걱정이 적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성장이 더딘 건 아닌지, 특정 증상이 꼭 치료를 받아봐야 하는 문제인지 고민이 많습니다. 나이가 어릴수록 아이는 무엇이 불편한지 표현을 잘하지 못해 부모 입장에서는 답답하기도 합니다. 아이의 수면 장애, 열경련, 야뇨증 등 다양한 증상은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기도 하고 증상의 중증도에 따라 검사를 필요로 하기도 합니다. 세 번째 닥터스 픽(Doctor's Pick)에서는 고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변정혜 교수와 함께 아이의 성장발달과 관련한 궁금증을 알아봅니다.
 

▶아이가 26개월인데 엄마·아빠 정도의 말 밖에 못합니다. 어느 정도 발달이 늦어야 치료가 필요하고, 치료는 언제 시작해야 성장에 문제가 없을까요?
엄마·아빠 정도의 말만 하는 정도면 만 11~12개월 정도의 발달 상태입니다. 대략 이 시기에는 아이 발달이 6개월 이상 느리면 검사와 치료를 해야 합니다. 언어 치료의 경우 만 24개월 때는 치료를 시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병원을 가서 언어 평가를 하고, 언어 이외에 운동·인지 능력, 사회성 등을 함께 검사해 단순히 언어만 늦는지 다른 영역이 함께 느린지에 대해 알아볼 수 있습니다.
 

▶만 4세인데 언어 치료 센터에서 1년 정도 지연된 것으로 나왔어요. 그런데 아이가 센터를 가기 싫어합니다. 센터에서 딴청 피우고 선생님 말씀만 따라 해요. 아이가 가기 싫어하니 좀 쉬었다가 다시 센터를 보내도 괜찮을까요?
만 4세이면 언어 치료를 굉장히 열심히 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만 5세가 되기 전 언어와 관련한 많은 부분이 결정되기 때문이지요. 만 5세 전에 바뀔 수 있는 부분이 많으니 언어 치료 센터를 쉬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보통 아이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 수 있으니 시간을 두고 지켜보시거나 혹은 맞는 선생님을 찾아 센터를 옮겨보는 것도 방법일 것 같습니다. 선생님 말씀을 따라 한다는 점은 의학적 소견으로 볼 때 약간의 '반향어'일 가능성이 있어 더 치료를 열심히 해야 하는 증상일 수 있습니다.
 

▶5세인데 어린이집 선생님이 아이 발음이 새고 친구들과 언어로 인해 불편함을 호소한다며 언어 치료를 권유합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엔 아이 말이 조금 느려도 요즘 부쩍 말이 늘었거든요. 언어 치료를 꼭 받아야 할까요?
5세이면 만 3세인 것 같은데 이때는 발음이 부정확할 수 있습니다. 만일 발음만의 문제라면 보통 6세까지는 교정이 되므로 조금 지켜봐도 됩니다. 다만 발음 부정확으로 인해 자신감이 떨어지는 것을 교정해주고 싶으면 언어 치료 센터를 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발음 외에 문장의 완성도와 유창성이 함께 떨어지면 언어 치료를 받는 게 좋습니다. 만 3세면 '~의, ~에게' 같은 '조사'도 좀 쓸 줄 알아야 합니다. 이런 언어 사용이 또래보다 늦다고 판단되면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걸 추천합니다.
 

▶9살 아이가 깊은 잠에 들 때마다 몸부림을 동반한 심한 잠꼬대를 합니다. 가끔은 옆에서 심하게 얻어맞을 때도 있어요. 신경과 관련된 문제일까요?
수면 중 움직임은 소아기엔 흔한 증상으로 대개는 치료하지 않아도 됩니다. 증상이 너무 심한 경우 아주 드물게 전두엽 경련이 원인인 아이가 있는데 이때는 제어가 안 될 정도로 팔다리를 휘두르는 증상이 있습니다. 정도가 심해 부모가 불편함이 있으면 수면센터에서 검사를 한번 받아보면 될 것 같아요. 하지만 대다수의 수면 중 움직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18개월 아이가 밤에 3~4번씩 깨서 한 시간 이상씩 소리 지르며 계속 울어요. 울면서 거실을 막 돌아다니기도 하고, 울다가 저를 찾거나 아빠에게 가기도 합니다. 낮잠 시간을 줄여봤지만 소용이 없네요. 낮엔 잘 놀고 밥도 잘 먹는데, 단순한 성장통일까요? 비타민D와 칼슘을 챙겨주는데 우는 걸 달래느라 너무 힘들어요.
일단은 수면 전 의식을 해보는 걸 권합니다. 자기 전 30분 정도 따뜻한 물로 목욕하고, 책을 읽은 뒤 안정이 되는 노래를 두 개 부르다가 자는 식으로 같은 의식을 매일 반복하는 겁니다. 이렇게 습관을 들여보면 수면 장애가 좋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수면 전 의식을 해도 소용없고, 부모님이 아이 때문에 수면에 방해가 될 정도면 수면센터를 한번 가보는 게 좋습니다. 이 아이의 경우 야경증이 의심되기는 합니다. 야경증은 아이가 자다가 갑자기 일어나 울고불고하는데 달래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깨어나면 '내가 언제 그랬냐'는 식입니다. 아이가 명확한 의식이 없이 이런 행동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사례의 아이는 울면서 엄마나 아빠를 찾아간다는 점에서 야경증과는 약간 다른 증상도 있습니다. 비타민D와 칼슘은 수면 장애에 큰 도움은 되지 않습니다.
 

▶아이가 소아청소년과를 가면 종종 아데노이드가 크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만 5세인데 작년 12월 아데노이드 수술을 예약했다가 취소했어요. 이사하기 전에 코골이가 심하고 종종 수면 무호흡까지 있었는데 이사하고 나서 많이 좋아졌거든요. 수술 안 받아도 될까요? 아데노이드 수술은 어느 연령대에 많이 하나요?
아데노이드 수술은 아데노이드나 편도가 커서 수면무호흡이 있거나 중이염·축농증이 반복해서 걸리는 경우에 하는 편입니다. 어느 정도 체중이 증가한 만4~5세 이후에 수술합니다. 이 아이의 경우 이사하고 상태가 좋아진 건 환경 변화로 알레르기 비염 같은 것이 좋아진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데노이드 때문에 종종 무호흡이 있는 정도였다면 수술하는 것도 괜찮은데 현재 상태가 호전됐으므로 좀 지켜봐도 됩니다.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심한 두통을 호소해 약을 달고 삽니다. 뇌 컴퓨터단층촬영(CT)을 찍어봤는데 이상은 없었습니다. 최근 두통을 더 자주 호소해서 자기공명영상(MRI)을 받아볼까 하는데 조영제 부작용 문제도 있다고 들어 아이에게 괜찮을지 불안하네요.
MRI는 뇌의 주름 같은 것이 자세하게 나오므로 작은 구조적 이상도 볼 수 있습니다. 조영제 부작용은 정상적인 신장 기능을 가진 경우라면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것이므로 조영제 알레르기 반응 검사 후 MRI 촬영을 하면 됩니다. 아주 큰 종양은 CT에서 보이지만 작은 종양이나 구조적 이상은 MRI에서 잘 보이므로 심한 두통을 호소한다면 촬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가 어지러워서 수업을 못 듣겠다고 집에 옵니다. 이비인후과에서 이석증 검사를 했는데 아닌 것 같다네요. 낮보다 저녁에 더 어지럽다고 합니다. 어지럽고 약간의 두통이 있다는데 어느 병원을 가야 할지 고민입니다.
어지럼증의 40% 이상은 편두통입니다. 이 아이처럼 오후에 증상이 심해지고 자고 나면 조금 나아지며 울렁거림을 동반하면 편두통일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어릴수록 두통·어지럼증의 원인이 뇌종양 같은 중증질환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두통·어지럼증의 양상이 굉장히 다양하고 아이들은 표현을 잘 못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대학병원의 소아신경과에서 검사를 받아보길 추천합니다. 소아신경과는 뇌가 성장하면서 생기는 발달과 관련한 문제, 뇌·척추·말초 신경 등과 관련한 질환 등을 다룹니다.
 

▶28개월 아이인데 19개월 때 열경련을 처음 한 뒤로 열만 나면 경련을 해요. 뇌파 검사를 두 번 정도 받았는데 특별한 이상은 없다네요. 열경련 때문에 응급실에 자주 가는데 이렇게 자주 열경련 하는 아이가 있는지, 크면 괜찮아지는지 궁금합니다. 숨 못 쉬다가 큰일 나는 건 아닌지 무섭네요. 뇌에 이상 생기거나 이후 발달에 문제가 있지는 않을까요?
열경련은 미숙한 뇌가 열에 취약해 전기적으로 쉽게 흥분하면서 발생하는 증상입니다. 만 18~24개월 사이에 주로 시작하고, 만 5세가 될 때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일반적으로 5분 이하의 경련이면서 하루 1회 이하, 양손·양발에 같이 오는 열경련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한쪽 팔다리, 눈이나 고개가 돌아가거나 하루에 2회 이상 자주, 5분 이상의 열경련을 하면 병원에서 뇌파 검사를 해야 합니다. 뇌파 검사는 한 번으로 정확히 알 수 없어 반복 검사가 필요합니다. 뇌파검사가 정상이면서 아기의 발달도 정상이고, 열경련 시간이 항상 짧은 편이면 시간이 지나면서 좋아질 확률이 높습니다. 경련이 5분 이상 지속하지 않으면 특별한 후유증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이에게 경련이 생기면 보호자가 당황하지 말고 아이의 몸과 얼굴을 옆으로 돌려주어 기도를 막지 않도록 해주는 게 중요합니다. 열이 날 때 해열제 복용 여부와 재발률에는 뚜렷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5살 된 아이가 매일 이불에 소변을 봐요. 30개월쯤 스스로 기저귀를 뗐는데 5살이 되고부터 매일같이 이러네요. 너무 피곤해서 그러는 건지 걱정입니다.
스스로 소변을 가렸는데 갑자기 야뇨증이 생긴 경우에는 환경 변화나 심리적 요인을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또 자기 전 수분을 제한하고 화장실을 다녀오게 한 뒤 재우는 습관을 들여보는 게 좋습니다. 이렇게 해도 안 되면 소아청소년과에서 검사해보는 걸 추천합니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대개의 경우 저절로 증상이 호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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