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에 부모님 코골이·잠꼬대·무호흡 체크해 보세요

[김선영 기자] 입력 2020.01.21 13.55

수면은 건강의 바로미터

명절 때 고향을 찾아 부모님의 건강을 체크하는 이들이 많다. 건강을 확인하는 여러 수단 중 한 가지가 수면이다. 수면은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서다.

겨울에는 난방을 하면서 실내가 건조해지고 코 속이 마르면서 수면 중 구강 호흡으로 인한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잠꼬대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또한 해가 짧아지면서 세라토닌 호르몬 분비가 줄고 이로 인해 저녁에 잠자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가 감소하면 수면의 질이 떨어지기 쉽다.

코골이 또는 수면무호흡증은 고혈압과 주간 졸음,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 뇌졸중·치매·파킨슨병 등 뇌혈관 질환이 발생할 위험은 3.3배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오랜 만에 같이 잘 때 부모님의 ‘드르렁 드르렁’ 코고는 소리가 크게 들리면 피로 때문이라고 쉽게 넘겨선 안 된다. 코골이는 이른바 만병의 근원이다. 수면 중 나타날 수 있는 흔한 증상이지만 건강에 대한 위협은 소리만큼 치명적이다. 60대 이상이 되면 남성은 수면무호흡이, 여성은 코골이가 증가한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수면장애인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은 단순히 수면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뇌졸중, 고혈압, 당뇨 등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코골이와 각종 질환의 연관성을 고려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며 “코골이를 한주에 3~4회 이상 하면서 뇌졸중과 당뇨병 증상이 보인다면 우선 가까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노인 잠꼬대, 치매·파킨슨병과 연관성 있어

특히 노인성 잠꼬대는 치매나 파킨슨병과 연관성이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외래에서 치매가 의심되는 환자의 경우 잠잘 때 잠버릇이 나쁘거나 잠꼬대를 많이 한다고 토로한다.

실제로 자면서 심하게 잠꼬대를 하거나 발길질을 하는 등의 수면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은 치매나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훨씬 크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미국수면학회 Mahowald 박사는 렘수면행동장애가 있는 건강한 환자 29명 중 38%가 치매·파킨슨병 등 퇴행성 신경계 질환으로 진행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한진규 원장은 “원래 렘수면 동안에는 뇌간 안에 운동마비 조절 부위가 작동돼 움직임이 없이 숙면을 취하는 것이 정상인데, 파킨슨병이면 렘수면 동안 정상적인 운동마비 기능이 저하돼 수면 중 심한 잠꼬대나 움직임이 야기되고 렘수면행동장애가 나타난다”며 “조기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가족이나 주변에서 잠꼬대가 심한 노인이 있다면 파킨슨병 전조 증세일 수 있으니 병원을 방문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병적인 잠꼬대인지 일반 잠꼬대인지 진단하기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가 필요하다. 병원에서 1박 2일 동안 자면서 하는 수면 종합검사로 잠꼬대,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불면증, 이갈이, 하지불안증후군 등 수면장애의 원인을 찾고 수면의 질을 체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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