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4~5잔 커피 마시다 주말에 두통·피로 시달리나요?

[김선영 기자] 입력 2020.01.13 15.01

카페인 금단 현상일 수도

10년 차 직장인 김모(35·여)씨는 아침에 눈 뜨자마자 모닝커피를 즐긴다. 출근 후부터 시작해 회의 중, 식사 후, 오후 미팅 때 등 하루 평균 다섯 잔 이상 커피를 마신다. 평소보다 커피를 덜 마시는 주말이면 온종일 두통에 시달리거나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오는 느낌을 받는다. 김씨는 이런 반복되는 증상의 원인을 카페인으로 보고 새해부터 카페인 줄이기에 나섰다.

카페인을 과다하게 복용하면 심장박동, 맥박, 혈압이 증가하고 불안, 초조감이 발생할 수 있다 소화불량이나 위산 분비, 복통 등이 생기거나 심해지고 빈뇨, 과민성 방광, 이명, 손발 저림처럼 다양한 감각 장애가 일어나기도 한다. 노원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권길영 교수는 “한국인의 카페인 하루 섭취 권장량은 소아청소년 체중 1kg당 2.5mg 이하, 임산부 300mg 이하, 성인 400mg 이하”라며 “하루에 카페인을 500mg 이상 섭취한다면 카페인 중독 또는 금단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페인 의존도 높다면 카페인 중독 의심

사람들이 카페인을 찾는 이유는 피로 회복, 각성 효과, 졸음방지, 기억력 및 학습 효과까지 다양하다. 카페인은 커피나무, 코코아, 구아바, 식물의 잎, 씨 등에 함유된 알카로이드의 일종이다. 중추 신경을 자극해 기분을 좋게 하거나 인지 능력과 전체적인 운동 수행 능력을 높여 준다.

일반 성인의 경우 카페인 체내 반감기는 3시간에서 길어야 10시간. 아무리 기분 좋은 효과도 결국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다. 문제는 카페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수록 더 자주 더 많은 양의 카페인을 찾다 결국 카페인 중독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이다.

카페인 중독 증상은 카페인 섭취량보단 개인이 가진 카페인 내성 정도와 관련이 높다. 미국정신의학회에선 육체적·정신적 질환이 없고 최근까지 하루 카페인 섭취량이 250mg(커피 2~3잔) 이상이면서 12가지 중 5가지 이상의 증상이 있다면 카페인 중독을 의심해야 한다고 정의한다.

체크 항목은 다음과 같다. ▲안절부절못함 ▲신경질적이거나 예민 ▲흥분 ▲불면 ▲얼굴홍조 ▲잦은 소변 혹은 소변량 과다 ▲소화불량 등의 위장장애 ▲두서없는 사고와 언어 ▲근육경련 ▲주의산만 ▲지칠 줄 모름 ▲맥박이 빨라지거나 불규칙함 등이다.
 

금단 증상, 섭취 중지한 12~24시간 이내 발생

주변에서 평일에 말짱하다가 주말에만 피곤이 몰려온다는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긴장감이 풀리면서 나타나는 증상이겠거니 넘어가지만 카페인 금단 증상일 수 있다. 실제로 카페인을 자주 섭취하는 사람의 50~75%가 카페인 금단 현상을 경험했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드물지만 평일 하루 1~2잔을 꾸준히 마신 사람에게도 금단 현상은 나타날 수 있다.

금단 증상은 카페인 섭취를 중지한 12~24시간 이내 발생하며 1~2일간 심하다가 일주일 내 호전된다. 두통이 가장 흔한 증상이며 피로, 산만함, 구역질, 졸음, 카페인 탐욕, 근육통, 우울하거나 예민한 증상이 함께 올 수 있다.

카페인 중독과 금단 현상에서 벗어나려면 갑자기 섭취를 중단하지 말고 1~2주에 걸쳐 서서히 줄여나가야 한다. 줄여나가는 과정에서 디카페인 음료와 혼용해서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내려 마시는 커피는 가능한 짧은 시간에, 티백도 짧게 우려내자. 금연을 위해 주변인에게 금연 의지를 피력하는 것처럼 카페인 섭취도 주변으로부터 적절한 감시와 교육을 받는 것이 좋다. 티타임 대신 운동이나 산책을 하거나 평소 식품에 함유된 카페인 함량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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