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ctor's Pick]간 건강 걱정된다면 6개월마다 복부 초음파·혈액 검사 챙기세요

[류장훈 기자] 입력 2020.01.06 15.35

#1 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 정재연 교수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

‘닥터스 픽(Doctor’s Pick)’은 독자가 의학 전문가(대학병원 교수)에게 평소 궁금했던 건강 정보를 직접 묻고 답을 얻는 코너입니다. 온갖 건강 관련 콘텐트가 넘쳐나는 인터넷 속에서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얻고 싶은 독자 여러분을 위해 마련됐습니다. 질환에 대한 정보나 예방법, 건강 관리 팁 등 해당 분야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헬스미디어는 독자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질문을 취합해 해당 교수에게 대신 묻고 얻은 답변을 재구성해 ‘닥터스 픽’을 꾸며갑니다.
 
‘닥터스 픽’의 첫 닥터는 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 정재연 교수입니다. 분야가 분야인 만큼 간 건강, 간 질환, 음주 등에 대한 질문이 많이 올라왔습니다.
 

▶부친이 간경변 증상이 있으셔서 고등학생 시절부터 간 검사는 지속해서 했습니다. 요즘 술을 자주 마셔서 수치가 좀 안 좋긴 하지만 크게 위험할 정도는 아니라는데 어떤가요?
간 수치가 정상은 아니지만 많이 올라간 경우는 아닌 것 같네요. 근데 간 수치가 정상이라고 해도 계속 술을 많이 드신다면 혈액 검사는 정상이라도 간은 지속해서 상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간 건강을 위해서는 음주량을 줄여야 합니다. 안전한 음주량은 남성의 경우 일주일에 소주 반병 이하입니다. 여성은 남성의 3분의 2 수준이고요. 적절한 식사·운동으로 표준 체중을 유지하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술도 안 먹는데 검진 결과 지방간이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간은 한번 나빠지면 회복이 어렵다는데 지방간도 그런가요? 다시 좋아질 수 없나요?
술을 안 드셔도 복부비만이나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대사증후군을 가진 사람에서는 지방간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를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라고 하는데, 성인병이 증가하면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많이 늘고 있죠. 이런 경우 관리가 안 돼 지방간이 오래가면 간이 점점 굳어가는 간섬유화가 진행돼 결국 간경변증(간경화)까지 진행될 수 있습니다. ‘간이 한번 나빠지면 회복이 어렵다’는 건 사실입니다. 다만 지방간은 간섬유화가 심해지기 전에 식이조절·운동으로 체중을 감량하고 당뇨, 고지혈증 등 원인 질환을 적절히 치료하면 회복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건강검진을 해봤더니 A형·B형 간염 항체가 다 없다고 나오더라고요. 어릴 때 백신을 맞은 걸로 아는데, 항체가 없는 사람은 반복해서 맞아야 하나요? 
30대 여성분이시면 어렸을 때 B형 간염 예방접종을 받은 것 같습니다. 현재 항체가 없다면 B형 간염 예방접종을 해도 항체가 안 생겼거나(10~20% 정도) 항체가 생겼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져버린 경우입니다. 후자의 경우 다시 예방접종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항체가 한 번 생겼었기 때문에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침투해도 면역반응이 일어나거든요. 전자의 경우라면 다시 한번 예방접종을 풀코스로 맞는 게 좋습니다. 보통 3번을 맞는데, 항체가 안 생겼던 분도 40~50%는 다시 생기거든요. 전자인지 후자인지 모른다면 안전하게 예방접종을 한 번 더 하는 게 낫습니다.
 

▶B형 간염 보균자는 무조건 간암에 걸리나요? 보균자와 같이 지내려면 무엇을 조심해야 하나요?
B형 간염 보균자라도 간 질환이 진행되기 전에 적절히 관리하고 치료받으면 대부분 간암에 걸리지 않습니다. 주기적으로 복부 초음파 검사, 혈액검사를 받는 게 중요합니다. B형 간염 항체가 있는 사람은 B형 간염에 안 걸립니다. 따라서 B형 간염 보균자와 지낼 때 특별히 신경 쓸 건 없죠. 근데 항체가 없는 분이라면 예방접종을 권합니다. B형 간염은 혈액을 통해서만 전염되기 때문에 항체가 없어도 식사를 같이하거나 찌개를 같이 떠먹거나 수건을 같이 쓰는 걸로 전파될 위험은 없습니다. 단, 혈액이 노출될 수 있는 손톱깎이·면도기나 칫솔 등 구강용품은 따로 쓰는 걸 권합니다.
 

▶여러 종류의 건강보조식품을 섭취 중입니다. 비타민, 간 기능 보조제, 프로폴리스, 유산균, 오메가3 등 다양한 종류를 섭취 중입니다. 해당 제품들을 동시에 섭취해도 문제없을까요?
요즘 굉장히 많이 드시는 것들이네요. 언급하신 것들은 딱히 서로 약물 간 상호작용이 있지도 않고 간에 문제가 되지도 않기 때문에 동시에 섭취해도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연말·연초면 과음하는 아버지 걱정이 큽니다. 밀크씨슬이나 우루사를 늘 챙겨 드시긴 하는데, 지방간이 있는 사람이 이런 건강기능식품을 먹으면 개선될 수 있나요? 먹으면 안 되는 사람도 있는지도 알고 싶어요.
밀크씨슬의 성분은 일부 간장약에도 포함된 것들입니다. 처방되는 간장약에도 밀크씨슬이 포함돼 있기도 하죠. 일반적인 간장약, 간 보조제, UDCA를 포함해서 특별히 적응증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큰 효과를 기대하진 않습니다. 약물에 대한 알러지나 부작용이 있지 않다면 먹어서 안 되는 사람도 딱히 없죠. 드셔도 되긴 하는데 효과에 대해 큰 기대를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교수님은 간 보호나 간 건강을 위해서 어떤 보충제나 음식을 가까이하시는지 알고 싶습니다.
저도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음주를 아예 안 하진 않습니다. 현재 간염 등 간 질환은 없고 간 질환을 걱정할 상황도 아니어서 간 건강을 위해서 따로 섭취하는 건 없습니다. 다만 전반적인 건강 관리를 위해서 종합비타민, 오메가3 두 가지는 먹고 있습니다.
 

▶과음 후에 소화불량이 심해지고 숙취가 오래갑니다. 매년 심해지는 것 같은데 건강검진 때 추가로 받아볼 만한 검사가 있을까요?
숙취의 정도가 간 기능을 그대로 대변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숙취가 있다는 건 간이 계속 부담을 받는 상황이라고 예측해볼 수 있죠. 혈액검사 결과가 정상이어도 간이 계속 손상되는 상황일 수 있기 때문에 숙취가 심해진다면 음주량을 줄이는 것이 답입니다. 간 건강은 과신하면 안 됩니다. 검진에는 기본적인 간 질환에 대한 검사 항목이 대부분 포함됩니다. 간 기능 검사는 대부분 포함되고, 정밀하게 체크하는 경우엔 바이러스성 간염(B형·C형)이 포함됩니다. 추가로 검사한다면 복부 초음파 검사를 권합니다. 좀 더 정밀한 검사를 원한다면 복부 CT 검사를 받아보면 됩니다. 간 상태를 좀 더 정밀하게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간암 초기 증상으로 복부 통증이 있던데 정확히 어느 부위에 어떻게 통증이 있어야 의심하는 건가요?
증상이 이미 생겼다면 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위치는 오른쪽 윗배에 통증이 생기기도 하고 심지어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합니다. 기존의 간 질환이 갑자기 악화되거나 피곤함이 심해지고 체중 감소가 동반될 수도 있죠. 근데 증상이 있을 때 병원에 오면 이미 늦은 경우가 많아요. B형 혹은 C형 간염이 있거나 간경화가 있으면 간암이 생기기 쉬운 고위험군입니다. 고위험군의 경우 적어도 6개월마다 한 번씩 복부 초음파 검사나 혈액 검사(알파태아단백) 두 가지를 주기적으로 받으면 조기진단이 상당 부분 가능합니다.
 

▶간암 치료에 하이푸 시술도 있던데 효과가 있나요?
적응증에 따라서 차이가 있습니다. 집속초음파 치료라고도 부르는데 고강도의 초음파 에너지를 한곳에 모아서 그 열을 이용해서 암을 치료하는 방법입니다. 일부 간암뿐 아니라 전립샘암, 자궁근종 등 양성종양에서 시술하기도 합니다. 근데 간암이 많이 진행된 경우라면 하이푸 치료가 암을 완치하기보다는 보조적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이푸로 암을 완치하는 경우라면 상당히 조기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암이 조기에 발견되면 일반적으로 하이푸보다는 수술이나 고주파 열치료를 우선적으로 고려합니다. 하이푸의 효과는 환자의 현재 간암 상태와 간 기능 정도에 따라 다른 만큼 검사 자료를 토대로 진료받은 의사와 상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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