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조절 장애, 평소에 '이것' 실천하면 좋아져요

[박정렬 기자] 입력 2019.12.12 11.18

우울증, 치매 등 분노 조절 어려움 불러

분노 조절 장애는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일반인에게도 익숙한 용어가 됐다. 사소한 일에도 쉽게 짜증을 내고, 화가 나면 참지 못하고 분노를 폭발하거나 폭언,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상대나 상황을 가리지 않고 분노를 표출하기보다는 가족이나 자신보다 약한 상대에게 화를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같은 간헐성 폭발장애(충돌조절장애)는 치료가 필요한 일종의 정신질환이다. 

현대인이 분노 조절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화를 부르는 원인이 그만큼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정신의학적 상태와도 관련이 깊다. 첫째, 우울증 등으로 감정 조절에 어려움이 생길 때 화를 다스리기 어렵다. 기분이 우울해지면 부정적인 생각만 들고, 감정 기복이 심해져 사소한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화를 낸다. 지속적, 부정적인 정신적 경험도 감정 조절과 분노 조절에 어려움을 부른다.

둘째, 피해 사고나 피해망상이 생기는 경우에도 분노 조절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상대가 나를 무시한다거나, 일부러 해를 끼치려 했다고 생각하고 분노를 참지 못한다. 아무리 이성적으로 설명해도 수긍하지 않고 끝없이 상대의 의도를 의심하며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화를 낸다. 이 밖에도 사고나 뇌 질환으로 뇌 손상이 생기거나 과도한 알코올 섭취, 치매가 분노 조절 장애로 표출되기도 한다. 어려서부터 분노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를 의심해야 한다.

분노를 조절할 때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이 있다. 화가 날 때는 1부터 10까지 천천히 숫자를 세며 깊이 호흡한다. 명상을 하거나 좋아하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실천하는 것도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화를 느낄 때 자리를 회피하거나 마음이 가라앉은 다음 화가 난 이유를 스스로 찾고 이를 상대방에게 알리는 것도 분노 조절 장애를 예방하는 방법이다.

생활습관으로도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분노 표출 강도와 빈도가 강해지면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지원 교수는 "분노 조절 장애를 단순히 성격 탓이라 고칠 수 없다고 여기거나 마음만 먹으면 다음에는 쉽게 참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며 "분노 조절 장애는 진료받으면 충분히 좋아질 수 있는 만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상담을 꼭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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