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0만 명 난임 진단으로 고통…월경 통증·불순 심하면 꼭 원인 찾아야

[김선영 기자] 입력 2019.11.27 08.55

난임, 적극적인 대비로 막을 수 있어

난임으로 고생하는 부부가 많다. 우리나라에서만 매년 20만 명 이상이 난임 진단을 받는다. 배우자가 있는 여성의 12.1%가 1년 이상 피임을 하지 않았음에도 임신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결혼을 늦게 할수록 난임을 경험하는 비율이 높다. 난임은 정서적 고통으로 이어져 개인과 가족의 삶의 질에 크게 영향을 미치므로 적극적인 치료와 가족 구성원들의 지지가 필요하다.

고려대 안암병원 산부인과 박현태 교수는 "임신을 미루지 말고 가능한 빨리 아이를 갖는 것이 난임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우리나라는 체외수정, 인공수정 같은 난임 시술 비용을 국가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임신이 되지 않는다면 부담을 갖지 말고 난임 클리닉에서 상담 받을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배우자가 있다면 '배아 냉동'이 효과적

여성의 경우 난소의 잠재력은 37~38세를 기준으로 급격히 떨어진다. 최근에는 늦은 결혼이나 가족 계획으로 임신이 늦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난소가 노화하기 전 난자나 배아를 냉동해 미래의 난임을 대비하는 부부도 많이 늘었다. 박 교수는 "암 치료 등으로 미래에 임신이 어려워질 상황이 있다면 난자 냉동이 추천된다"며 "배우자가 있는 경우에는 배아 냉동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성공률도 더 좋다"고 설명했다.

난임의 특별한 원인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이럴 땐 건강한 음식을 먹고 있는지,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있는지, 적절한 운동을 하는지, 스트레스 여부 등 부부의 생활습관을 점검해볼 필요도 있다.

여성 쪽 원인은 배란이 잘 안되거나 나팔관 폐쇄나 유착, 난소의 예비력 저하, 자궁내막증, 자궁의 질환 등 여러 가지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초음파, 혈액 검사, 나팔관 조영술 등을 기본적으로 시행하고 경우에 따라 추가 검사를 한다. 남성 쪽 문제는 정액검사로 비교적 간단하게 검사할 수 있다. 치료는 경구제나 주사제를 이용해 배란유도를 하거나 인공수정 혹은 체외수정을 통한 시험관 시술을 한다.
 

다낭 난소 증후군, 영양 불균형이 월경불순 초래

인공수정은 정액을 채취해 정자를 농축한 뒤 자궁 안에 넣어주는 시술이다. 이 시술로 임신이 안 될 경우 시험관 시술을 한다. 시험관 시술은 먼저 여러 가지 약제를 주사해 다수의 난자를 키운 후 난자를 바늘로 채취하고 체외에서 수정·배양을 한다. 그런 다음 배아를 자궁에 이식하는 단계를 거친다. 대부분 큰 부작용 없이 진행되지만 경우에 따라 입원이 필요하기도 하고 다태 임신 확률도 존재한다.

가임기 여성이라면 월경통이나 월경불순으로 많이 고민한다. 월경불순의 주원인으로는 다낭 난소 증후군과 스트레스, 체중 감소, 영양 불균형에 의한 시상하부 장애 등이 꼽힌다. 월경통이 심하거나 복통이 자주 있다면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같은 질환도 반드시 생각해봐야 한다. 박현태 교수는 "결혼 전 임신을 준비하고 있지 않더라도 3개월 이상 생리를 하지 않는 경우, 주기가 35일 이상으로 긴 경우, 생리 횟수가 1년에 8회 미만인 경우, 생리통이 심한 경우라면 산부인과를 방문해 문제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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