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가 되면 1년에 한 번 이상 안압 측정해야 하는 이유

[김선영 기자] 입력 2019.11.26 10.47

녹내장 발병 증가, 말기 돼서야 증상 나타나 조기 발견 중요

녹내장은 영구적인 실명을 초래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안압이 높거나 눈으로 가는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시신경이 약해진 결과 시야가 점차적으로 좁아지는 질환을 말한다. 시신경이 손상 받아 시야가 좁아지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시야가 상실되면 실명을 하게 된다. 녹내장 증상은 말기에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진단이 늦어지면 예후가 좋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조기 검진이 중요하다.

과거에는 녹내장의 주 원인을 안압 상승(22㎜Hg 이상)으로 봤다. 그러나 정상 안압에서도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녹내장이 정상안압 녹내장이다. 녹내장 발생에는 안압 상승 외에도 나이, 인종, 가족력, 당뇨병, 근시 여부 등이 영향을 미친다. 안과 수술과 외상력, 백내장 여부, 음주, 약물 등도 녹내장 발생과 관련이 있다.
 

안압 상승 시 눈 충혈되고 물체 흐릿하게 보여

녹내장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당뇨망막병증, 망막혈관폐쇄, 포도막염, 외상 같은 다른 안 질환 때문에 이차적으로 안압이 올라가면서 생긴 녹내장을 ‘이차성 녹내장’, 특별한 다른 눈의 이상 없이 생기는 녹내장을 ‘원발성 녹내장’이라고 한다. 또한 눈 속의 물인 방수가 빠져나가는 통로인 섬유주의 개방성 여부에 따라 개방각·폐쇄각 녹내장으로 구분한다.

녹내장은 대부분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시야가 많이 좁아지거나 시력 손상이 올 때까지 아무 이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안압이 상승하게 되면 눈이 충혈 되고 물체가 흐리게 보이며 빛 번짐 현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눈과 머리의 통증을 호소한다.

시신경이 점차 손상되면 물체를 볼 때 일부분이 잘 안 보이는 시야 장애를 느끼게 된다. 말기가 되면 일부분만 흐리게 보이고 나머지는 거의 보이지 않게 되다가 결국 모든 시야가 어두워지면서 실명에 이를 수 있다.
 

약물 치료로 질병의 진행 막아야

녹내장 치료의 목표는 안압을 낮춰 질병의 진행을 막는 것이다. 약물 치료가 원칙이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약제는 방수 유출을 증가시키거나 방수 생성을 억제해 안압 하강 효과를 낸다. 하지만 가능한 모든 약물 치료에도 안압 조절이 안 되거나 시야 변화가 진행되는 경우 또는 약물 부작용으로 약물 치료를 더 이상 할 수 없는 경우엔 레이저 치료 혹은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녹내장 수술 방법은 섬유주를 일부 절제해서 방수가 흘러갈 수 있게 길을 만들어주는 섬유주 절제술이다.

고대 안산병원 안과 박지혜 교수는 “녹내장으로 일단 시야가 손상되고 시력이 나빠지면 회복하기 힘들다. 녹내장 발견 당시의 시력과 시야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목적이므로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며 “녹내장은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으므로 40세 이후가 되면 1년에 한번 이상, 가급적 매 6개월마다 안과 정기 검진과 안압 측정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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