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암환자, 동물용 구충제 ‘펜벤다졸’ 복용 말라"

[김선영 기자] 입력 2019.11.07 10.59

대한의사협회 7일 의견 제시 "치료 효능·안전성 근거 없고 부작용 우려돼"

최근 미국에서 소세포폐암 말기(확장성 병기) 환자가 동물용 구충제 ‘펜벤다졸’을 먹고 암이 완치됐다는 사례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서 국내에서도 암환자가 펜벤다졸을 복용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펜벤다졸은 기생충을 치료하는 데 쓰이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선 개나 염소 등 동물에게만 사용이 승인된 약품이다.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는 현재까지 사람을 대상으로 한 항암 효과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없으며 안전성도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펜벤다졸 복용을 권장할 수 없다는 공식 의견을 7일 냈다.

펜벤다졸은 기생충 감염 치료 효과 외에도 세포 내에서 세포의 골격, 운동, 분열에 관여하는 미세소관을 억제해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근거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아닌 세포 실험과 동물 실험으로 나온 결과다.

의사협회는 “사람을 대상으로 약을 사용하려면 엄격한 임상시험을 통해 효능과 안전성이 확인돼야 하지만 현재까지 펜벤다졸의 항암 효과를 확인한 인체 대상 임상시험은 발표된 적이 없다”고 했다.

또한 “미국 사례의 경우 임상시험에 참여해 새로운 면역항암제를 투여 받으면서 자의로 펜벤다졸과 함께 기타 보충제를 복용했기 때문에 펜벤다졸이 치료 효과를 낸 것으로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펜벤다졸은 동물에서 구토·설사·알레르기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고용량 복용 시 독성 간염이 발생한 사례가 학술대회에서 보고된 바 있다. 의사협회는 “항암제와 함께 복용할 경우 약제 간 상호작용으로 항암제 효과를 떨어뜨리거나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복용을 고려하는 환자라면 반드시 담당 주치의와 상담 하길 권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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