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미 기자] 입력 2019.11.06 09.18
효과 좋은 프로바이오틱스의 조건
장 건강을 돕는 프로바이오틱스는 다양한 유산균을 통칭한다. 그런데 프로바이오틱스이라 다 똑같은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프로바이오틱스마다 ▶위산·담즙을 견디는 안정성 ▶장 점막의 접착능력 ▶점막 접착 방법 ▶유해균의 장 점막세포 침투 억제력 ▶항생물질 생산능력 ▶최종 대사 산물 등이 조금씩 다르다. 당연히 프로바이오틱스 균주(Strain)마다 장 건강 개선 효과에도 차이를 보인다. 보건복지부도 프로바이오틱스의 효과는 균주마다 다르므로 각각의 효능을 구분해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실제 복용하는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장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등 효과 검증이 중요하다. 각각의 프로바이오틱스 균주는 좋더라도 상호작용으로 기대만큼 건강 효과가 떨어질 수 있어서다. 다양한 임상으로 효과를 입증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중요한 이유다.
왜 그럴까. 우선 Lp299v는 위산·담즙을 견디는 능력이 뛰어나다. 장까지 살아서 도착했을 때 장벽에 착 달라붙어 유해균이 장벽에 붙지 못하게 막고, 유익균이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장 안쪽 벽에는 외부 물질을 받아들이는 ‘수용체’가 존재한다. Lp299v는 그중 만노스(mannose, 탄수화물 성분의 단당류)란 수용체와 잘 부착하는 성질이 있다. Lp299v가 대장균·살모넬라균보다 먼저 만노스 수용체와 결합하면 유해균들이 장내에 정착할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된다. 장벽에 촘촘하게 달라붙는 Lp299v의 상피흡착 특성은 유럽·미국을 비롯해 국내에서 특허로 인정받았다.
약해진 장벽을 강화하는 효과도 한다. 이렇게 유익균 증식을 도와 튼튼해진 장벽은 위장관 차단벽(GIB)을 형성한다. 일종의 검문소다. 유익한 영양소는 장벽을 통과해 장 상피세포를 통해 흡수하고, 몸에 나쁜 물질은 걸러낸다.
Lp299v가 장 건강을 효과적으로 개선했다는 임상연구도 있다. 프랑스 루앙대학병원 소화기내과 필립 교수팀은 변비·설사·더부룩함·아랫배통증 같은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앓는 환자 105명에게 4주간 Lp299v가 주원료인 프로바이오틱스를 하루 1캡슐씩 먹게 했다. 그 결과, 환자의 78%가 과민성대장증후군 증세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World J Gastroenterol, 2012).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은 보관에도 신경써야 한다. 일반적으로 살아있는 균을 함유하고 있어 외부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 섭취 전 보관하는 온·습도에 따라 변형하거나 사멸할 수 있다. 따라서 알루미늄 밀폐 포장으로 빛·공기를 차단해 온·습도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 온도 30도, 습도 75%의 상온에서 프로바이오틱스 포장법에 따른 균주 함량을 비교하는 실험을 했더니 일반적인 플라스틱 포장은 330억 마리던 프로바이오틱스가 24개월 후 1억 3000만 개로 0.5% 이하로 줄었다. 반면 알루미늄 포장은 380억 개에서 180억 개로 50% 가까이 보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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