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 치아 빠지게 만드는 주범 ‘풍치’

[김선영 기자] 입력 2019.10.25 09.46

치조골 절반쯤 주저 앉아야 자각 증상 나타나 요주의

100세 시대에 중요한 요소는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이다. 노년기에 특히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치아 건강이다. 잇몸 질환인 풍치가 대표적이다. 성인과 노인 환자의 치아 상실의 주 원인이 바로 풍치다. 노인이 됐을 때 건강한 자신의 치아를 닦을지, 아니면 틀니를 닦을지는 풍치 예방을 어떻게 하는지에 달려 있다.
 
풍치로 불리는 치주 질환은 잇몸을 포함한 치아 주위 조직에 급성 또는 만성으로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 주로 30대 후반 이후 발생해 장년기와 노년기를 거치며 심해지는 데, 성인이 치아를 상실하는 것은 대부분 풍치 때문이다.
 

치태·치석 잇몸 안쪽으로 파고들면서 염증 발생

풍치의 주 원인은 치태와 치석이다. 치태는 입안의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이 모여 치아 표면에 형성된 것으로, 플라크(Plaque)라고도 한다. 이 플라크는 시간이 흐를수록 굳어 칫솔질로는 제거되지 않는 치석으로 변한다.
 
루센트치과 허수복 대표원장은 “치태와 치석이 잇몸 안쪽으로 파고들면 염증이 생기고 그 증상이 치주인대와 치조골까지 퍼져 치아가 빠질 수 있다”며 “당뇨병 같은 전신질환이나 흡연, 스트레스, 유전적 요소가 있다면 증상은 더욱 악화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풍치는 왜 나이가 들수록 더 잘 발생하는 것일까. 그건 잇몸 역시 노화를 겪기 때문이다. 노화는 구강 내 많은 변화를 유발한다. 침 분비가 감소하고 수분이 적어져 치아가 잘 깨진다. 치아가 많이 마모되는 데다 잇몸이 흡수되면서 치근이 노출되기 쉽다. 이로 인해 풍치의 발생·악화 가능성이 커진다.
 
문제는 풍치 치료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정 치아 하나에만 나타나지 않고 그 주변 치아도 동시에 같은 증상을 보이는 탓이다. 풍치로 치아 하나가 빠지면 주변 치아도 곧 약해져 잇달아 빠진다. 임플란트를 해도 여러 대를 심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스케일링 정기적으로 받으면서 잇몸 관찰해야

풍치를 예방하려면 담배를 피지 않고 스트레스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전신질환 위험인자를 조절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치아를 깨끗이 닦아 치태를 없애고 매년 한두 번 스케일링을 받는다. 먹는 것도 신경 써야 한다. 잇몸과 치아를 위해 당분과 산이 많이 함유된 음식보다는 비타민C가 든 채소와 과일, 흰 우유, 생선 위주로 먹는 게 좋다.
 
양치질도 중요하다. 양치질만 잘해도 입 속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올바른 양치질을 위해선 칫솔 선택을 잘 해야 한다. 칫솔의 머리는 작은 것이 좋으며 모는 부드럽고 둥근 모양이어야 잇몸 손상이 없다. 가벼운 압력으로 잇몸에서 치아 쪽으로 칫솔을 회전시키면서 쓸어 준다. 치아의 바깥쪽 면에서 안쪽 면, 씹는 면, 혀와 잇몸 순서로 닦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기 검진도 필수다. 허수복 대표원장은 “풍치는 치아뿌리를 감싸고 있는 치조골이 절반쯤 주저 앉아야 자각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받으면서 잇몸질환 여부를 체크해야 치아를 건강하게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