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 치주질환 부른다… '연결고리' 한 번에 끊는 법

[박정렬 기자] 입력 2019.09.16 13.35

음식 천천히 먹고 과일, 채소 가까이 해야

가을이 되면 식욕이 왕성해지면서 체중이 불어나는 사람이 많다. 낮이 짧고 밤이 길어 햇빛에 의해 생성되는 체내 세로토닌의 분비가 줄고 이로 인해 식욕이 증가하면서 과식, 폭식을 유발한다는 해석이다.

체중이 불면서 주의해야 할 것은 잇몸 건강이다. 실제 비만인 사람은 일반인에 비해 치주질환 위험이 크다. 체내 면역 시스템을 담당하는 ‘사이토카인’이라는 물질이 과다분비돼 염증반응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성인 4381명을 대상으로 비만과 치주질환의 관계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비만인 사람의 치주질환 유병율은 정상 체중인 사람의 약 1.5배에 달한다.

비만과 치주질환은 잘못된 식습관과 불규칙한 수면 등 위험요인이 비슷한만큼,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동시에 치료하는 것이 가능하다. 먼저 많은 양의 음식물을 빨리 먹는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 포만감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렙틴’은 식사 후 20분이 지나야 분비된다.

진세식 유디강남치과의원 대표원장은 "포만감이 낮아지면 질긴 육류나 딱딱하고 건조한 음식을 빠르게 많이 섭취하고 싶어진다"며 "딱딱한 음식을 빠르게 먹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강하게 씹는 습관이 생기는데, 이는 치아 마모나 치아 사이에 음식물이 끼여 충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수분 많은 오이, 치아 건강·체중 조절에 도움
늦은 밤에 음식을 먹었다면 평소보다 좀더 오래 꼼꼼히 칫솔질을 하는 게 중요하다. 전체 구강 면적에서 칫솔이 닿는 면적은 4분의 1에 불과하므로 칫솔이 닿지 않는 부분에 충치균이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허기를 느끼면 딱딱하거나 기름진 음식물보다 과일이나 채소 등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먹는 게 좋다.

이런 음식을 씹으면 입안 세균이나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어 치주질환 예방에 좋다. 특히 오이는 수분을 많아 입 안을 촉촉하게 유지해 치아 건강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체중 조절에도 좋다. 또한 음식 섭취를 한 후 20분 이내에 양치질을 해야 하며 치실이나 치간 칫솔로 청결하게 하는 것이 좋다.

진세식 원장은 “스스로 체중 조절을 위해 적당한 운동과 구강 관리에 힘쓰는 것이 중요하다”며 “음식을 섭취할 때는 천천히 오래 씹어 침과 고르게 섞은 후 삼켜야 다이어트나 구강건강에 좋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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