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고통 ‘오십견’ 극복을 위한 한방 처방전

[정원석] 입력 2019.09.11 09.26

[한방 명의 솔루션]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정원석 교수

한방 척추·관절질환 명의 정원석 교수가 말하는 ‘오십견’

“밤엔 잠도 못 자요. 어깨가 너무 아파서 이리 눕지도, 저리 눕지도 못하고 계속 뒤척이다 새벽녘에야 잠이 들죠.” “옷 입기가 너무 불편해요. 양복 한 벌을 입기 위해선 수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합니다.”


‘오십견’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꽤 많다. 50세쯤 발병한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질환이다. 어깨가 뻣뻣하게 굳어 움직임이 감소하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에 ‘동결견’이라고도 불린다. 머리가 희어지고 다리 힘이 떨어지는 등 노화의 신호가 여기저기서 나타날 때쯤 발생하는 탓에 오십견은 더더욱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오십견을 처음 겪으면 우울감이나 불안감을 많이 호소한다. 중년에 접어들었다는 우울감과 함께 ‘영영 어깨를 못 쓰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오십견은 결코 영원히 지속되는 질환이 아니다. 오십견이란 이름에서 이미 특정한 시기에 질병이 왔다가 지나간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오십견은 대부분 발병 후 2~3년이 지나면 증상이 해소된다. 하지만 2~3년이라도 왕성한 활동을 하는 사람에겐 너무나 길고 고통스러운 시간일 수 있다.
 

통증→어깨 움직임 저하→회복 단계 거쳐

오십견을 극복하려면 우선 병원을 찾아 오십견인지 아닌지 정확히 진단을 받아야 한다. 중년의 어깨 통증이 모두 오십견을 뜻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깨 통증은 석화회 건염, 회전근개 파열, 목디스크, 단순 근육 문제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다만 유난히 어깨 움직임이 제한돼 팔이 잘 안 올라가고 뒷짐 지기가 잘 안 된다면 오십견을 의심할 수 있다.

오십견은 회복되기까지 세 단계를 거친다. 첫 번째는 통증 단계다. 이 시기엔 통증 부위가 점점 넓어지고 정도가 심해진다. 특히 밤에 통증이 악화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어깨가 뻣뻣해진다. 사람에 따라 발병 후 2~9개월 정도가 이 시기에 해당된다. 두 번째는 통증은 줄어드는 대신 어깨 움직임이 극도로 저하되는 시기다. 이 단계는 4~12개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 세 번째는 회복기다. 통증이 줄어들고 움직임이 점차 회복되면서 어깨 상태가 정상적으로 돌아온다. 회복기에 들어서기까지 짧게는 5개월, 길게는 24개월까지 걸릴 수 있다. 

중년들은 이런 오십견의 진행 과정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내 몸 상태가 어디에 해당하는지, 앞으로 얼마나 더 불편감이 지속될지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 단계별 지속 기간은 차이가 날 수 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치료를 잘 받을수록, 무리를 덜 할수록, 전신 컨디션을 좋게 유지할수록 병의 진행 과정을 짧게 거치고 지나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침·추나 치료로 어깨 근육 풀고 관절 가동성 유지
한의학에선 오십견을 침·추나·부항·한약 치료로 다스린다. 어깨 움직임을 개선하는 혈 자리에 침 치료를 하고 어깨 활동과 관련 있는 주변 근육을 풀며 관절의 가동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되는 추나 치료를 하는 식이다. 기력이 점점 쇠해가는 중년에게 흔히 발생하는 질환인 만큼 한약 치료로 전신의 컨디션을 좋게 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오십견은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고 관리하면 통증에서 좀 더 빨리 해방될 수 있다.

통증과 뻣뻣한 증상이 있다고 무조건 어깨를 아낄 필요는 없다.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강도로 어깨 관절 운동을 꾸준히 해 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주변부의 순환이 잘 되고 근육의 탄력성을 유지할 수 있다. 수건이나 적절한 길이의 봉을 건강한 팔과 오십견이 있는 팔로 함께 잡은 다음 부드럽게 움직여주는 운동을 하면 오십견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