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더위에 면역력 저하, ‘대상포진’ 주의보

[김선영 기자] 입력 2019.06.12 12.34

피부 병변 발생 후 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 치료 시작해야

때 이른 더위에 지치고 면역력이 떨어지는 사람이 많다. 신체가 급격한 기온 변화에 적응하며 과도한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여름이 무색한 날씨에 면역력이 저하되면 질병에 걸리기 쉬운데 대상포진이 그 중 하나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좋다. ‘통증의 왕’ 이라고 불리는 대상포진에 대해 을지대병원 피부과 이중선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몸 속(신경절)에 잠복하고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지는 틈을 타 다시 활성화하면서 발생하는 질병이다. 대개 어릴 때 수두에 걸린 적이 있는 사람에게서 발생한다.

대상포진이 발생하면 전신 권태감과 발열, 오한이 있을 수 있고 속이 메스껍고 배가 아프며 설사가 나기도 한다. 피부 발진은 대상포진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이다. 심한 통증이 먼저 생기고 3~10일이 지난 후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환자들은 대상포진의 통증을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아픔, 전기가 오르는 듯한 찌릿찌릿함, 망치로 얻어맞은 느낌 등으로 표현한다. 그러나 발진이 먼저 생기거나 발진 없이 통증만 있는 경우도 있어서 신경통, 디스크, 오십견, 요로결석, 늑막염 등으로 오인하기 쉽다.  

대상포진은 후유증과 합병증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발진은 주로 몸의 한 쪽에만 나타난다. 대상포진이 얼굴 주위에 생기면 얼굴 한쪽이 마비될 수 있고 눈에 생기면 안구에 흉터를 남겨 시력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또 골반 부위에 생기면 방광 부위 신경을 손상시켜 소변을 보는 것이 힘들 수 있다.

노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에 주의
일반적으로 피부 병변은 2~4주가 지나면 흉터나 색소 침착을 남기고 치유된다. 그러나 통증은 물집이 소실돼도 계속 남아 있으며 잘 치료되지 않는 편이다. 몇 개월에서 수년 동안 신경통에 의한 통증이 계속되면 합병증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몸이 허약한 노인은 신경통처럼 통증이 계속 이어지는 사례가 흔하다. 이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 하는데, 환자 중 20%가 신경통 합병증을 겪게 된다. 따라서 질환 발생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대상포진은 일찍 치료할수록 치료 효과가 좋다. 피부 병변 발생 후 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피부 발진을 보고 피부병이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신경의 염증과 손상에 의한 것이므로 반드시 신경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발병 즉시 휴식을 취해야 하며 상처에는 자극성 강한 반창고를 붙이기보단 항생제가 포함된 거즈를 사용한다. 대상포진을 예방하기 위해선 평소에 규칙적인 생활과 적당한 휴식이 필수다. 과음, 과식, 과로를 피하고 정기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로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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