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두통, 알고 보니 수면무호흡증 탓?

[김선영 기자] 입력 2019.06.10 13.39

부분적인 기도 폐쇄로 뇌에 산소 공급 줄면서 발생

전체 인구 10명 가운데 7명가량은 1년에 한 번 이상 경험한다는 편두통. 두통의 원인은 뚜렷하게 밝혀진 것은 없지만 주로 고혈압, 수면 부족, 스트레스 등이 영향을 미친다. 특히 오전에 발생한 두통의 원인은 '수면무호흡증'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미시건주 앤아버 신경과 수면전문의인 제임스 와인트라웁 박사팀은 편두통과 수면무호흡증의 연관성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수면무호흡증은 편두통의 주된 요인으로 부분적인 기도 폐쇄로 뇌에 산소 공급이 원활하게 안 되면서 나타난다”고 했다. 수면 중 발생하는 편두통은 주로 렘수면 이후에 나타나는데 렘수면 단계에서 횡경막 기능이 떨어지면서 수면무호흡증 증상이 심해진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코를 골다가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아 공기의 흐름이 완전히 멈추는 증세가 수면 1시간 당 5번 이상 나타나거나 7시간의 수면 동안 30회 이상 나타나는 질병이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두개골의 압력이 높아져 아침에 심한 두통을 호소하거나 낮에 주간 졸음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수면무호흡 증상이 나타날 때 체내 산소포화도가 낮아지고 이산화탄소가 늘어나게 되는데 이때 두뇌를 비롯한 체내에 산소와 영양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서 아침 두통이 유발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면무호흡증이 심한 경우 혈중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면서 심장에 부담이 커져 허혈성 심장병, 부정맥, 심부전증 등이 발생하고 고혈압, 호흡부전, 내분비 장애 등을 초래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양압기 치료가 최선
수면 시 구강 호흡이 두통 유발의 또다른 원인이 될 수 있다. 구강 호흡은 악관절 및 측두부 근육에 무리를 주면서 목 뒤와 어깨 뒤쪽까지 긴장시키기 때문에 신체에 스트레스를 증가시켜 두통을 유발한다.

이런 수면무호흡증의 치료는 양압기가 최선이다. 양압기는 자는 동안 기도를 확장시키고 공기를 인위적으로 공급해주는 역할을 한다. 양압기 치료를 시작한 직후에는 주 5~6회 사용을 권장한다. 증상이 호전되면 주 1~2회로 줄일 수 있다.

자다가 두통으로 깨거나 자고 일어나도 오전에 두통이 있을 때는 무작정 두통약을 먹는 것 보다 수면무호흡증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 두통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고 구강 호흡이나 수면무호흡증 증상이 의심된다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고 신속히 치료를 해야 한다. 다행히 작년 7월부터 수면무호흡증 관련 수면다원검사와 양압기 치료가 건강보험 혜택을 받으면서 비용 부담이 많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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