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형 유방에 우울한 남성, 운동·다이어트가 해법 아닙니다”

[박정렬 기자] 입력 2019.06.10 09.19

인터뷰 황인성 프라우드 남성체형클리닉 원장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20대 남성의 가슴 수술 경험담이 조회수 10만 건을 돌파하며 화제다. 여성처럼 볼록 나온 가슴(여유증·여성형 유방) 때문에 놀림 받던 그는 이제 얇은 티셔츠도 당당히 소화할 정도로 변신에 성공했다. 수술을 담당한 프라우드 남성체형클리닉 황인성 원장은 그 후 여유증 환자 사이에서 ‘레전드(전설)’로 불린다. 황 원장에게 남성의 ‘볼륨 가슴’ 탈출법을 들었다.

프라우드 남성체형클리닉 황인성 원장은 고주파 열에너지와 고출력 지방 흡입기를 사용해 여유증의 치료 효과를 높인다. 프리랜서 인성욱

-여유증의 원인과 종류는.
“여유증은 젖샘(유선) 조직이 발달한 ‘선형’ 여유증과 지방이 쌓여 생기는 ‘지방형’ 여유증, 두 원인이 모두 작용하는 ‘혼합형’ 여유증으로 나뉜다. 환자 비율은 선형·지방형·혼합형이 각각 10%·30%·60%로 보고된다. 선형 여유증은 약물·질환 등을 이유로 여성호르몬 분비량이 과도하게 증가해 발생한다. 가슴이 봉긋하고 유두(젖꼭지)와 유두 주변(유륜) 크기가 정상(유두 6㎜, 유륜 3㎝)보다 크면 의심해야 한다. 지방형·혼합형 여유증은 비만이 원인이다. 유두·유륜 크기가 정상이면서 가슴이 완만하게 커지는 특징이 있다.”
 
-어떤 경우에 치료해야 하나.
“체형 변화로 인해 스트레스·우울감을 느끼고 대인관계가 위축되는 등 사회생활이 어려우면 종류와 상관없이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유두에서 분비물이 나오거나 통증이 심하면 내분비계 질환으로 인한 선형 여유증일 수 있어 즉시 병원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10대엔 일시적으로 여성호르몬 분비가 증가해 선형 여유증이 나타날 수 있다. 성인이 되면 유선이 자연히 퇴화하기 때문에 바로 치료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이 시기 비만 관리는 필수다. 지방세포가 여성호르몬 유사 물질을 분비해 유선 발달을 부추기고 퇴화를 억제해 성인이 돼도 여유증이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
  

-운동·다이어트로 해결할 순 없나.
“지방형 여유증은 식단 조절, 운동을 통한 체중 감량으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유선이 발달한 선형·혼합형 여유증에는 효과가 제한적이다. 오히려 근육운동이 유선을 더 도드라져 보이게 하거나 무리한 체중 감량으로 지방세포가 뭉쳐 수술이 어려워지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유선의 발달 여부는 간단한 초음파검사로도 확인할 수 있는 만큼 가슴이 나와 고민인 남성은 적극적으로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진단·수술 과정은.
“초음파검사로 지방의 두께와 유선의 크기·형태 등을 확인하고 혈액검사로 원인 질환 유무를 파악한 뒤 수술 계획을 세운다. 여유증 수술은 두 단계로 진행하는데, 먼저 겨드랑이를 3㎜가량 절개해 지방을 빨아들이고 그다음에 유륜을 1㎝ 안팎으로 절개한 뒤 남은 유선과 지방을 제거한다. 절개 범위가 작아 겉으로는 보이지 않고 거의 모든 환자가 당일 퇴원할 정도로 회복이 빠르다.”
 
여성의 유방 축소술과 다른 점이 있나.
“남성은 여성보다 지방 밀도가 높아 일반적인 지방 흡입기로는 이를 제거하기 어렵다. 지방 흡입기의 출력(빨아들이는 힘)이 약하면 뭉친 지방을 기계적으로 풀어준 다음 빼내야 해 부기·멍 등 후유증이 오래 남는다. 지방세포를 완벽히 제거하지 못해 나중에 가슴 모양이 울퉁불퉁하게 변하기도 한다. 우리 병원의 경우 치료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고주파 열에너지 장비로 지방을 녹인 후 고출력 지방 흡입기로 이를 빼낸다. 일반적인 지방 흡입술보다 수술 시간이 절반으로 짧고 지방을 더욱 균일하게 제거할 수 있는 방식이다.”
 
-수술 전후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가슴은 겉으로 보이기 쉬운 부위인 만큼 치료·미용 목적을 동시에 만족하게 하는 최소절개 수술을 선택하는 게 좋다. 최소절개 수술은 절개 범위가 작아 집도하기 어려운 만큼 의료진의 경험과 노하우가 충분한지 꼭 따져봐야 한다. 보정속옷은 피부 처짐을 막고 가슴 모양을 잡아 주는 효과가 있어 수술 후 한 달 정도는 입는 게 좋다. 체형 변화에 따라 보정속옷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지 미리 확인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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