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자가 진단하면 위험한 이유

[김선영 기자] 입력 2019.05.14 10.06

원인 질환 있는 이차성일 경우 치료 시기 놓쳐 치명적 후유장애 남을 수도

두통은 매우 흔한 증상이다. 전체 인구의 90% 이상이 두통을 경험하며 1년에 한 번 이상 두통을 경험한 사람이 절반을 넘는다고 한다. 두통은 발생 원인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달라진다. 대전선병원 뇌신경센터 신경과 김지훈 과장의 도움말로 두통의 특징과 치료법을 알아봤다.

두통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 긴장성 두통이나 편두통처럼 뇌 속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 일차성, 뇌종양·뇌혈관질환·뇌수막염·부비동염·약물에 의한 두통 등 명백한 원인이 있는 이차성 등이다.

대부분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잘못된 자가진단과 자가치료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심각한 후유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이차성 두통은 증상만으로 판단하기에 한계가 있다. 일차성 두통이 매우 심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고 반대로 이차성 두통이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병력 청취와 진단 후 뇌질환이 의심되면 CT, MRI 등의 검사가 필요하다.

▶새로운 형태의 심한 두통이 갑자기 시작될 때(이렇게 아프기는 처음이다, 망치로 맞은 듯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 ▶두통이 수일이나 수 주에 걸쳐 점차 심해지는 경우 ▶과로, 긴장, 기침, 용변 후 또는 운동이나 성행위 후 나타나는 두통 ▶50세 이후에 처음으로 두통이 시작됐을 때 ▶자세에 따라 변하는 두통(일어나면 아프고 누우면 좋아지거나 그 반대일 때) ▶의식 변화나 운동마비, 감각 이상을 동반하는 두통 ▶발열, 구토 등 내과적 증상을 동반하는 두통 ▶암 환자에게 새롭게 발생한 두통인 경우에는 반드시 신경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차성은 원인 질환 치료, 일차성은 유발 요인 피해야
이차성 두통은 증상에 대한 치료뿐만 아니라 원인 질환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일차성 두통은 유발 요인을 피하는 게 중요하다. 스트레스와 과로, 음주를 피하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면서 틈틈이 스트레칭하는 것이 도움된다. 

그럼에도 두통이 발생할 경우엔 두통의 종류와 빈도, 강도에 따라 적절한 약물치료를 시작한다. 약물치료의 효과가 부족하다면 통증 유발점 주사, 신경차단술, 보톡스 주사 같은 주사 치료가 도움될 수 있다. 최근에는 만성 편두통 환자에게 보톡스 주사가 두통의 빈도와 강도를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보고돼 활발한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두통은 일상생활에 많은 지장을 준다. 원인 질환에 대한 검사 없이 스스로 진단하고 진통제를 남용하면 심각한 병을 키울 수 있으니 전문가와 상담할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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