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일수록 계획적인 임신 필요해요

[김선영 기자] 입력 2019.05.02 14.43

고령 임신 Q&A

만 35세 이상의 여성이 임신한 경우를 ‘고령 임신’이라고 한다. 최근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고 결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고령 임신 비율이 늘고 있다. 단지 고령 임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 임신부터 출산까지 전문의와 긴밀하게 상의하고 철저하게 산전 검사를 한다면 건강한 임신·출산을 할 수 있다. 을지대병원 산부인과 오관영 교수의 도움말로 고령 임신 Q&A를 풀었다.

-산모의 나이가 임신과 출산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생물학적으로는 일찍 임신하고 출산해야 건강한 아기를 얻을 수 있고 산모의 건강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산모의 나이가 많아질수록 난자의 노화 탓에 임신율이 떨어지고 착상이 어려워져 유산율이 높을 수 있다. 임신을 유지하더라도 염색체 이상이 발생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다양한 임신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고령 임신은 곧 ‘고위험 임신’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고령 임신에 있어 모든 위험은 가능성일 뿐이다. 임신 합병증은 개인적인 체질 차이로 젊은 임산부도 일어날 수 있다. 임신 전 몸 상태를 미리 검사하고 철저히 관리한다면 얼마든지 건강한 출산을 할 수 있으므로 과도한 걱정은 금물이다."

-고령일수록 임신을 계획하는 것이 좋을까.
"고령일수록 계획적인 임신을 권한다. 사전 몸 관리를 통해 각종 질환이 생길 가능성을 낮춘 뒤 임신하는 게 좋다. 임신 중에도 꾸준히 몸 관리를 해야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다.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고령의 가임 여성이라면 임신 전에 진찰과 상담을 통해 건강 상태나 자궁의 이상 여부,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에 대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고령 산모는 무조건 제왕 절개를 해야 할까.
"실제 고령 산모의 제왕절개술 비율은 일반 산모의 2배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모의 나이가 많을수록 태아가 나오는 산도(産道)의 신축성과 탄력성이 떨어지고 골반 뼈의 유연성이 약화하기 때문이다. 자궁 입구와 산도가 잘 열리지 않아 진통과 출산 시간이 길어지고 난산 끝에 제왕절개를 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또한 골반 관절의 유연성과 골격근 질량이 감소하므로 자연분만이 힘들어지기 쉽다. 하지만 단순히 산모의 나이만을 근거로 자연분만이 어렵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고령 임신이라도 산모의 건강 상태와 체력적인 면에 별다른 문제가 없고 산과적인 이상이 없으면 무리없이 자연 분만을 할 수 있다."

-임신 기간 중 체중 관리가 필요한가.
"임신 전후 비만이 되면 임신 중독, 임신성 당뇨병 같은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임신 중에는 매일 체중 변화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주일에 1㎏ 이상의 급격한 체중 증가가 있다면 전문의와 상의 후 관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골반 근육의 이완을 돕기 위해 스트레칭이나 요가를 꾸준히 하면 향후 분만에 도움이 된다. 하루 30분 정도 가볍게 산책을 하는 것도 좋다."

-출산 후 체력관리는 어떻게 하나.
"임신과 출산은 정신력과 체력을 필요로 하는 과정이다. 출산 후 일주일은 절대적인 안정을 취하고 휴식 기간도 일반 산모보다 2~3주  더 잡아서 여유롭게 건강을 되찾을 것을 권한다. 특히 산후 조리 기간 이후 뒤따를 육아에 대비해 체력을 비축해두는 것이 좋다. 혈액이 보충되지 않은 상태에서 모유수유를 할 경우 철 결핍성 빈혈 등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에 철분제, 칼슘제 등을 섭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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