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 간염이 유독 30·40대에 유행하는 이유

[권선미 기자] 입력 2019.05.02 14.42

고위험군 예방 접종으로 확산 막아야

치료제가 없고 집단 발병 위험이 높은 A형 간염이 빠르게 퍼지면서 주의가 요구된다. A형 간염은 물·식품 등을 매개로 감염되는 제 1군 감염병이다. A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고열·복통·구토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A형 간염에 대해 알아봤다.

A형 간염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확인된 A형간염 발생 환자만 총 3758명(2019년 4월 30일 신고 기준)이다. 이는 지난해 전체 환자 수(2436건)를 넘어선 수치다. 특히 A형 간염 발생 환자 수가 3월에 1000명을 돌파하는 등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따라서 A형 간염이 전국적으로 유행하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A형 간염은 3040대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올해 신고된 A형간염 환자 10명 중 7명은 30~40대로 확인됐다.  원인은 낮은 A형 간염 항체 보균율이다. 

A형 간염 예방백신은 1997년부터 신생아를 대상으로 접종이 의무화됐다. 따라서 현재 22세 이하는 A형 간염 발생률이 낮다. 또 50세 이상은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어도 과거 위생 상태가 나쁠 때 어린 시절을 보내 A형 간염을 가볍게 앓고 지나가면서 항체가 생성된 경우가 많다. 3040세대는 A형 간염 백신의 접종 의무화 세대가 아닌 데다 위생 환경이 좋아지면서 A형 간염 항체 보유율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실제 2005~2014년 10년간 전국 A형 간염 항체 보유율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30대의 A형 간염 항체 보유율은 2005년 69.6%에서 32.4%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40대 역시 97.9%에서 79.3%로 떨어졌다. A형 간염에 대한 면역력이 없는 3040대는 A형 간염 예방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의미다. 

A형 간염은 6세 이전으로 어릴 때 걸리면 감기처럼 가볍게 앓고 지나간다. 하지만 성인은 다르다. 대부분 심한 증상을 동반한다. 위생환경이 개선되면서 역설적으로 백신 접종이 의무화되지 않았던 3040대의 A형 간염 발생 위험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간 기능이 약한 만성 간 질환자가 A형 간염이 발병하면 전격성 간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A형 간염은 최대 50일 간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은 대체로 2개월을 넘지 않지만 성인은 급성 간염으로 한달 이상 입원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A형 간염은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예방이 최선이다. 평소 끓인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익혀먹는 등 개인 위생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A형 간염 예방백신을 접종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A형 간염 백신은 총 2회에 걸쳐 접종한다. 접종은 1차 접종 후 6~18개월 이후에 2차 접종한다. 40세 미만에서는 항체검사 없이 접종할 수 있다. 40세 이상은 항체검사를 실시 후 항체가 없는 경우 예방접종이 권고된다.

GSK의 A형 간염 백신은 하브릭스 연구결과에 따르면 1차 백신 접종 후 2주 째 약 85% 항체가 형성됐다. 19일 이후에는 100%에 가까운 방어항체가 생긴 것으로 확인됐다. 하브릭스를 2차례 완전 접종하면 항체가 20년간 유지된다는 면역원성 데이터도 가지고 있다. GSK의 백신사업부 정현주 본부장은 “A형 간염의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백신접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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