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찬병원, 러시아에 ‘사할린 힘찬병원’ 개원

[박정렬 기자] 입력 2019.04.30 17.42

한국 최초 진출. ‘원격 화상진료시스템’ 구축해 환자 돌봐

상원의료재단 힘찬병원이 29일 국내 병원으로는 처음으로 러시아 사할린 지역에 '사할린 힘찬병원'을 개원했다고 30일 밝혔다.

사할린 힘찬병원 개원식에 이수찬 대표원장(왼쪽에서 다섯 번째)이 테이프 커팅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힘찬병원]

총 200여 평 규모의 사할린 힘찬병원은 1층은 비수술 주사치료실, 2층은 원무과, 외래진료실, 재활·물리치료실로, 척추 비수술 주사치료와 재활·물리치료를 중점 운영할 계획이다.

개원식에는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 이지영 원장(재활의학과 전문의), 조현준 국제의료협력팀 본부장 등 병원 관계자를 비롯해 유르코바 옐리나 사할린시 부시장, 쿨레시바 나탈리야 알레세엡나 사회복지부 차관 및 현지 언론사 등 총 50여 명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러시아는 의료기술이 상대적으로 낙후돼 해외로 나가 치료받는 사례가 많다. 특히 한국 의술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지리적으로도 가까워 에이전시를 통해 한국을 찾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힘찬병원은 러시아에 관절·척추 환자들이 많을 뿐 아니라 질환의 특성상 재활이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 러시아 현지에서 관절·척추 치료와 재활·물리치료를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사할린 힘찬병원은 한국 의사와 러시아 의사, 물리치료사가 화상을 통해 직접 러시아 환자를 진료하는 '원격 화상진료시스템'을 구축했다. 매주 2회 정기적으로 한국의 힘찬병원 전문의가 화상시스템을 통해 사할린 현지에 있는 의사가 함께 환자를 진료하는 시스템이다. 나아가 물리치료사가 배석해 진료 후 재활 치료도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췄다.
 

사할린 힘찬병원에서 지난 3월 어깨 수술을 받은 러시아 현지 환자가 부평힘찬병원 주치의에게 원격 화상진료를 받고 있다. [사진 힘찬병원]

개원식 당일에는 지난 3월 부평힘찬병원에서 어깨 관절내시경 수술을 받은 러시아인 이즈마일로바 라미자(여, 46)가 집도의인 최문기 원장과의 원격 화상진료를 시행했다. 그는 “한국에서 수술을 받고 수술 후 관리와 재활치료가 잘되지 않아 걱정했는데 직접 주치의가 진료를 해주고, 사할린 힘찬병원에서 물리치료까지 받게돼 매우 좋다”고 말했다. 힘찬병원 관계자는 "화상진료를 통해 초진 환자는 물론, 한국 힘찬병원에서 수술한 러시아 환자도 한국에 있는 주치의와 화상진료를 통해 수술 후 회복 상태에 대한 면밀한 체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사할린 힘찬병원은 향후 극동러시아 환자 유치와 사후관리 거점병원으로서의 역할을 해나갈 계획이다. 척추 비수술 주사치료나 물리치료가 가능한 환자들은 현지에서 치료하고, 수술이 필요한 중증 환자들은 국내 힘찬병원으로 인계하는 투 트랙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사할린 힘찬병원 개원식 당일에는 평소 척추질환이 있는 러시아 환자 3명을 초청, 척추 비수술 주사치료(블록주사치료)가 시연됐다. 현지 신경과 전문의가 척추 비수술 주사 치료를 시행하는 모습. [사진 힘찬병원]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은 “사할린 힘찬병원에 한국식 의료시스템을 조기에 정착한 후 극동러시아 지역 외에 모스크바, 상트페트르부르크, 이르쿠츠크 등 지역으로의 진출을 추가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라며 “한국식 의료시스템을 통해 러시아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힘찬병원은 러시아 진출 이전인 지난해 9월, 러시아 의사와 물리치료사를 한국으로 초청해 한국 의료기술에 대한 전반적 연수교육을 실시했다. 지난 4월에는 러시아 물리치료사들을 교육하기 위해 한국 물리치료사 2명을 사할린 힘찬병원에 파견했으며 향후 교육 대상자를 의사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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