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만 줄이면 된다? 과일, 탄산음료도 '젊은 통풍' 원인

[박정렬 기자] 입력 2019.04.25 15.28

통풍 환자 10명 중 8명 60대 이하

통풍은 '통증의 왕'이라 불린다. 동의보감에서도 통퐁의 통증을 '백마리의 호랑이가 관절을 물어뜯는 듯한 아픔(백호역절풍)'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0년 22만1816명이었던 통풍 환자는 2017년 39만5154명으로 약 78% 정도 증가했다. 환자 10명 중 9명 이상(93%)은 남성으로 40~50대 환자가 절반에 달한다.
 

통풍을 예방하려면 퓨린의 함량이 높은 맥주, 육류, 내장, 등 푸른 생선, 새우 등의 과도한 섭취를 피하고 체중을 줄이는 것이 좋다.

이런 '젊은 통풍'의 증가는 단일 의료기관의 조사에서도 엿볼 수 있다. 25일 서울의료원에 따르면 이곳에서 진료받은 통풍 환자의 약 24.8%는 통풍 때문에 응급실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 중 81.3%가 60세 이전으로 사회나 직장에서 왕성하게 활동해야 하는 연령대였다.

통풍은 혈액 속에 요산이 과도하게 축적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다. 요산은 음식에 들어있는 퓨린을 인체가 대사하고 남은 물질로 신장을 거쳐 소변으로 배출된다. 신장기능의 저하, 요산의 생성 증가, 가족력 등으로 인해 체내에 요산이 배출되지 않고 축적되어 결정형태로 쌓이면 우리 몸의 백혈구가 요산 결정을 세균이나 바이러스로 착각해 탐식하면서 염증을 유발하고 극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주요 증상은 극심한 통증이다. 전날까지 멀쩡하던 관절이 새벽부터 아프기 시작해서 몇 시간 안에 통증이 최고조에 이른다. 통증은 수 일 이상 지속되다 서서히 호전되는데, 적절한 약물 치료를 하지 않으면 통증을 견디기 어려워 일상생활에까지 악영향을 미친다.
 

통풍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아 통풍 결절이 생긴 환자의 손 [사진 서울의료원]

통풍 환자는 급성 통증이 나타나기 전 오랜 기간 무증상 상태로 혈중 요산 수치가 높은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요산수치 농도가 7.0mg/dl이상인 고요산혈증일 경우 약 20% 이하에서 통풍이 발병한다. 혈중 요산 수치가 높게 유지되거나 신장기능 장애가 동반된 경우에는 통풍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초기에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요산 결정체가 덩어리를 이루어서 피하조직에 침착하여 혹처럼 생긴 통풍결절이 발생하기도 한다. 혈중 요산 수치가 높을 경우 대사증후군의 발병위험이 약 1.6배 정도 높다는 보고도 있다. 서울의료원 류마티스내과 최병용 과장은 “매해 통풍 환자의 나이가 젊어지고 있다"면서 "혈중 요산 수치가 높은 고요산혈증이라면 퓨린의 함량이 높은 맥주, 육류, 내장, 등 푸른 생선, 새우 등의 과도한 섭취를 피하고 체중을 줄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과일주스나 청량음료에 함유된 과당은 혈액 속에 쌓인 요산의 배출을 억제하기 때문에 이들 음식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통풍은 2년 내 재발률이 80%에 달해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최 과장은 “전문의와 상의해 올바른 진단과 개인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해 적극적으로 관리한다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