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런닝맨', 잠자고 일어나 내딛는 첫 발 중요한 까닭

[김선영 기자] 입력 2019.03.26 09.25

갑작스런 걷기·달리기량 증가, 족저근막염 유발

최근 들어 마라톤을 즐기는 일반인이 꽤 많다. 봄철을 맞아 각종 마라톤 대회도 줄을 잇는다. 전문가들은 건강을 위해 하는 달리기가 잘못된 자세, 부족한 준비 운동, 무리한 연습량 탓에 발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을지대 을지병원 족부족관절정형외과 이홍섭 교수에게 마라톤 주의사항을 알아봤다.
 

발은 뼈 26개, 관절 33개, 근육 20개와 인대 100여 개로 이뤄져 있다. 평생 1000만 번 이상 땅과 부딪치며 60세까지 지구 세 바퀴 반 거리인 16만㎞를 여행한다. 발은 1km를 걸을 때마다 16t의 무게가 실린다. 운동 중에는 몸무게보다 20% 정도 더 많은 무게를 지탱하게 된다.

마라톤의 황제로 불리던 이봉주·황영조 전 선수는 모두 족저근막염으로 고생했다고 한다. 족저근막이란 발바닥을 싸고 있는 단단한 막으로 스프링처럼 발바닥의 충격을 흡수하거나 아치(발바닥에 움푹 파인 부분)를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뒤꿈치 뼈 부위에 미세한 외상이 계속되면 만성적인 퇴행성 질환인 족저근막염을 유발한다. 단순히 염증성 질환이기보다 일종의 과사용 증후군으로 갑자기 운동량이 많아졌거나 걷기를 오래 했을 때 발생하기 쉽다.

족저근막염이 있으면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디딜 때 발뒤꿈치 쪽이 아프거나 오랫동안 앉았다 일어설 때 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이런 증상은 조금만 걷고 나면 사라지는 특징이 있어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다. 뒤꿈치를 땅에 대지도 못할 정도가 돼서야 병원을 찾곤 한다.

초기에는 보전적 치료, 1년 이상 지속 시 수술 고려
초기에는 1~2주 휴식을 취하고 소염진통제 복용, 족저근막·아킬레스 스트레칭, 뒤꿈치 패드 등의 보존적 치료를 한다. 만성일 때는 연습량을 줄이고 족저근막과 종아리 부위의 스트레칭을 꾸준히 실시해주는 동시에 아킬레스 강화 운동을 함께 해주는 것이 좋다.

스테로이드를 해당 부위에 주사하면 증상이 일시적으로 호전될 수 있다. 완치됐다고 생각하고 계속 무리하게 운동을 하면 족저근막이 점점 약해져 끊어질 위험이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6개월 이상의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계속된다면 체외 충격파 시술을 시행할 수 있고 1년 이상 보존적 치료를 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발에는 매우 작은 소 근육이 몰려 있어 쉽게 피로를 느낀다. 예방을 위해선 아킬레스 건을 충분히 늘리는 스트레칭이 매우 중요하다. 발가락의 작은 근육과 아킬레스 건을 튼튼하게 강화시키는 운동 역시 해야 한다. 아킬레스 건을 늘리는 운동은 먼저 벽을 향해 서서 손을 벽에 대고 아픈 발을 어깨너비만큼 뒤로한 뒤 앞발은 약간 구부린 상태에서 몸을 벽 쪽으로 밀듯이 스트레칭을 하면 된다. 이때 양발은 바닥에 붙인 상태여야 하며 한 번에 25회씩 하루에 3~4회 실시하면 좋다.

아킬레스 건 강화 운동은 계단에 앞꿈치만 딛고 서서 뒤꿈치를 계단 아래로 내렸다 올렸다 하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이다. 발바닥의 소근육 운동은 골프공 스트레칭이나 차가운 음료수 캔 등을 발바닥에 놓고 굴리는 식의 운동 방법이 있다. 골프공 스트레칭은 엄지발가락 밑에 골프공을 놓고 앞으로 공을 굴린 후 다시 되돌아오게 하면 된다. 나머지 발가락도 같은 요령으로 반복한다. 항상 약간의 압통을 느낄 정도로 압력을 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런닝맨이 지켜야 할 건강 수칙

-신발
신발은 아킬레스 건을 싸는 패드가 부드럽고 깔창의 쿠션이 부드러운 신발이어야 한다. 발 앞 부분이 유연한 신발로 체중계에 신발 앞 부분을 구부려 보았을 때 4~5kg에서 앞 부분이 구부러지는 신발이 가장 좋다.

-훈련량
한꺼번에 무리가 될 정도로 훈련량을 늘리는 것은 금물이다. 주간 주행거리의 10% 이상을 늘려서는 안 된다. 예를 들면 이번 주에 주행거리가 50㎞라면 다음번엔 55㎞ 이상 달려서는 안 된다. 속도 훈련 시에도 점차 높여 나가자.

-코스
표면이 부드러운 코스를 달리는 것이 좋다. 잔디가 가장 좋지만 없으면 흙길(비포장도로) 정도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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