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유행하는데 학교가도 괜찮을까?

[권선미 기자] 입력 2019.03.15 17.58

주의해야 할 청소년 감염병

새 학기가 시작된지 2주가 흘렀다. 학교는 여러 사람이 한 장소에 모여 지내는 집단생활로 수두·인플루엔자 같은 감염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 최근엔 해외에서 유입된 홍역이 산발적으로 보고되기도 한다. 인하대병원 감염내과 이진수 교수는 “학교·기숙사 등 단체 생활을 하면 타인과의 일상적인 접촉이 늘면서 다양한 감염병의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고 말했다. 주의해야 할 호흡기 감염병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학교 등에서 단체생활을 시작했다면 수막구균 뇌수막염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일상적인 접촉으로도 수막구균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서다. 수막구균 뇌수막염은 기침·재채기를 할 때 침이 튀거나 손을 씻지 않고 컵·수저 등 식기를 공유하다가 감염된다. 특히 청소년기에는 새 친구와 함께 어울리면서 수막구균 뇌수막염에 감염되기 쉽다.

수막구균 뇌수막염은 초응급질환이다. 질병 진행속도가 매우 빠르다. 한 번 감염되면 어떤 감염병보다 빨리 사망에 이른다. 첫 증상이 나타난 후 불과 하루이틀만에 사망할 수 있다. 문제는 증상이다. 문제는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는 점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감기·식중독·장염 등과 비슷하다. 머리가 아프고 팔다리에 발진이 돋는 정도다. 

이 때 가볍게 생각해 증상이 심각해져 병원을 찾았을 땐 피부괴사 등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예방접종이 중요한 이유다. 이진수 교수는 “호흡기 분비물로 전파되는 수막구균 뇌수막염 같은 감염병은 단체생활로 타인과 일상접촉이 늘면서 감염 가능성이 높아져 백신 접종을 통해 사전에 발병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최근엔 국내에서도 발생률이 늘면서 2014년 대한감염학회에서도 청소년 수막구균 백신접종을 권장했다. 수막구균 뇌수막염 발병률이 높은 미국은 11~18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수막구균 뇌수막염 예방접종을 권장한다. 대표적인 수막구균 뇌수막염 백신으로는 멘비오가 있다. 멘비오는 생후 2개월 이상 영유아부터 55세까지 접종이 가능하다. 청소년기 예방접종 백신인 Tdap, HPV 백신 등과 동시에 접종이 가능하다.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급성 감염병인 백일해도 주의해야 한다. 10~19세 청소년기는 두 번째로 백일해 유병률이 높다. 백일해는 환자 1명이 17명이나 감염시킬 수 있을 정도로 전염성이 강하다. 초기에는 콧물·재채기·미열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다가 기침이 점점 심해진다. 다행히 청소년기에는 비교적 경미하게 지나가지만 영유아는 치명적이다. 대부분 6세 이전에 DTP(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 백신을 접종하지만 면역력이 떨어지면 감염될 수 있다. 영유아와 접촉이 잦다면 백신접종을하는 것이 좋다. 백일해를 예방하는 Tdap 백신(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일해 예방 성인 백신)으로는 GSK의 부스트릭스(성인용 흡착디프테리아, 파상풍 톡소이드 및 정제백일해 혼합백신)가 있다.

피부 발진이 특징적인 수두도 관리가 필요하다. 최근 10년 간 꾸준히 수두를 앓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수두는 급성 미열로 시작돼 가려움증을 동반한 피부 발진, 수포 등의 증상이 순차적으로 나타난다. 주로 0~9세 영유아기에 발병하지만 10~19세에 뒤늦게 나타나기도 한다. 수두 예방백신은 영유아기 필수 예방접종에 포함되어 12~15개월에 기본적으로 접종을 하게 된다. 다만 이때 면역력이 생기지 않거나 시기를 놓친 경우에는 만 13세 미만은 1회, 만 13세 이상은 4~8주 간격으로 2회 접종이 권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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