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고혈압 환자가 땀에 민감해야 하는 이유

[김선영 기자] 입력 2019.02.12 09.37

건강하게 땀 흘리려면

땀이 나면 몸이 끈적끈적해져 불쾌감과 짜증이 밀려온다. 땀은 홀대받는 존재지만 알고 보면 건강의 숨은 조력자다. 많아도, 적어도 탈인 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과 건강하게 땀 흘리는 법을 알아봤다.

땀은 우리 몸의 냉각수다. 체온이 상승하면 뇌는 바로 인지하고 교감신경을 자극해 땀을 분비한다. 땀이 증발하면서 피부 표면을 냉각시켜 체온을 떨어뜨린다. 땀은 몸속 청소부이기도 하다. 몸에 쌓인 노폐물을 배출하는 통로다. 땀의 구성 성분의 약 99%는 물이다. 나머지는 나트륨과 염소, 칼륨, 젖산이다. 땀이 날 때 수분과 함께 몸에서 불필요한 물질이 빠져나간다. 땀은 때때로 심리 상태를 보여주는 거울 역할을 한다. 슬프거나 화가 났을 때,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했을 때 교감신경이 흥분하면서 땀이 난다. 

필요 이상의 땀은 건강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평소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나 노인처럼 건강에 취약한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뇌혈관 질환이 대표 사례다. 땀으로 수분을 많이 배출하면 심장에서 뇌로 올라가는 혈류에 이상이 생긴다. 급격한 혈압 변화는 뇌경색을 일으킬 수 있다.

뇌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이 큰 당뇨병·고혈압 환자, 흡연자, 음주 때문에 탈수 증상이 잦은 사람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평소에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땀에 민감할 필요가 있다. 땀으로 수분을 많이 배출할 경우 혈액의 농도가 진해져 혈당 수치가 급격히 올라가기 때문이다. 그러다 혈당 조절 기능의 저하로 갑작스럽게 저혈당 증상이 나타난다.

콩팥 기능이 약한 사람도 마찬가지다. 땀으로 수분을 많이 빼앗기면 신장 기능이 고장나기 쉽다. 소변으로 걸러져 나가야 할 물이 다시 재흡수돼 몸으로 되돌아와서다. 갑상선 기능에 문제가 있는 환자는 덥고 습한 환경을 피하는 게 좋다. 갑상선 기능항진증 환자는 원래 땀을 많이 흘리고 가슴이 뛰는 증상을 호소한다. 날이 더울수록 증상이 심해져 일반인보다 체력 소모가 훨씬 빠르다.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불안·초조한 감정에 휩싸인다.

운동으로 흘린 땀, 신진대사, 독소 제거에 도움
건강하게 땀을 흘릴 수 있는 방법은 뭘까. 땀을 많이 흘린 만큼 하루 1.5~2L의 수분과 열량을 충분히 보충해 줘야 혈압과 힘을 유지할 수 있다. 운동은 땀샘 기능을 활성화한다. 운동을 시작한 지 30~40분이 지나면 몸속에 축적된 중금속 같은 나쁜 성분이 땀으로 흘러나온다.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노폐물과 독소를 빼주는 좋은 땀이다. 좋은 땀을 흘리기 위해서는 저녁보다 아침에 운동하는 게 좋다. 새벽에 땀을 흘리면 수분을 보충할 기회가 많지만 밤에는 그대로 잠자리에 들기 쉽다. 운동 중에도 갈증을 느끼지 않도록 틈틈이 물이나 전해질 음료를 마신다.

혈압이 낮은 사람은 땀을 많이 흘리면 기진맥진해진다. 평소에 영양소를 골고루 챙겨 먹지 않았을 경우 체력을 빨리 회복하지 못한다. 이럴 때는 전해질 음료를 마시거나 과일을 먹는 게 좋다. 수박·복숭아에는 전해질과 당이 풍부하다. 저혈압이 심해 기력이 갑자기 쇠한다면 과일에 소금을 살짝 뿌려 먹거나 소금물에 담갔다 먹으면 도움이 된다. 당과 염분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어 각성 효과가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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