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간호사·미용사에게 하지정맥류 잘 나타나는 이유

[김선영 기자] 입력 2019.01.29 17.51

장시간 서서 일해 정맥 순환에 악영향…생활습관부터 점검해야

하지정맥류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정맥류는 정맥 판막의 기능이 떨어져 피가 자꾸 역류할 때 발생한다. 심장으로 올라가지 못한 피가 다리에 계속 고인다. 그래서 다리 뒤쪽에 흐르는 정맥 혈관이 늘어나 지렁이가 기어가듯 튀어나오는 게 특징이다. 다리 통증과 욱신거리는 느낌, 경련을 동반한다. 혈관이 도드라져 보이지 않고 단순히 다리가 무겁거나 부기 증상만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정맥류는 교사나 간호사, 미용사처럼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사람에게 잘 나타난다. 6~8시간씩 일하는 사이 피가 아래로 몰려 정맥 순환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남성에 비해 여성이 하지정맥류에 취약하다. 임신부나 출산을 경험한 중년 여성에게 흔하다. 생리주기에 따른 호르몬의 영향을 받아서다. 여성호르몬은 근육 세포의 수축 능력을 떨어뜨리고 혈관벽을 이완시켜 하지정맥류를 유발할 수 있다. 여성호르몬 농도가 급증하는 임신 중에 하지정맥류가 나타났다가 출산 후 자연스럽게 없어지는 사례도 많다.

혈관 벽이 약한 노인이나 가족력이 있는 사람, 갑작스럽게 체중이 늘어 뱃속의 압력이 상승한 사람도 생기기 쉽다. 요즘에는 젊은 층에서도 많이 발병한다. 정맥의 흐름을 방해하는 꽉 끼는 옷이나 하이힐을 자주 착용하는 게 원인이다.

증상 심하면 레이저·고주파를 활용한 수술 고려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는 정맥 순환에 도움이 되는 약을 먹거나 의료용 압박 스타킹을 신는다. 압박 스타킹은 발에서 허벅지로 갈수록 압력이 줄어들도록 만들어졌다. 피로감을 덜어주며 혈액 순환에 도움을 준다. 낮 동안에 스타킹을 신고 생활하면 다리에 피가 쏠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미세하게 늘어난 정맥에는 경화제를 주사한다. 혈관 내막을 파괴하고 딱딱하게 만들어 피가 통하지 않게 하는 방법이다. 경화제 주입 후 약 3주간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면 치료 효과를 높이고 색소 침착을 방지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할 때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에는 레이저나 고주파처럼 열을 이용하는 수술법이 많이 쓰인다.

하지정맥류는 생활 습관과 밀접하다. 다리에 꽉 끼는 바지나 부츠를 자주 신는 것은 정맥 순환을 방해한다. 오래 서있거나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는 피한다. 직업상 오래 서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틈틈이 다리를 구부렸다 펴기를 반복하거나 제자리걸음을 한다.

쉬는 시간에는 다리를 심장 높이보다 높게 유지한다. 꾸준한 운동은 하지정맥류 예방에 특효다. 걷기·수영처럼 종아리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이 제격이다. 다만 장시간의 자전거 타기, 등산처럼 과도한 운동은 오히려 근육에 피로감으로 줘 역효과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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