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이후 나타나는 '벼락 두통' 뇌 질환 위험 신호?

[박정렬 기자] 입력 2019.01.11 10.58

두통 감별법

두통은 누구나 한번쯤 겪게 되는 증상이다. 여성의 65~80%, 남성의 57~75% 정도가 평생 한번 이상 두통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든 두통이 치명적인 뇌질환을 예고하는 '전조 증상'은 아니지만 원인이 모호한 일차성 두통과 질환 등으로 유발되는 이차성 두통은 반드시 구별해야 한다.

사실 두통일 때 뇌에 큰 이상이 발견되는 경우는 드물다. 원인 불명의 특발성(일차성) 두통은 뇌보다 뇌막이나 뇌 바깥으로 흐르는 혈관 또는 두피나 목에 분포하는 말초신경, 주변 근육에 의한 단순 통증이 일반적이다. 관건은 뇌질환 등으로 인한 이차성 두통이다.

고대구로병원 신경과 김치경 교수는 “오히려 오랜 기간 자주 두통을 겪는 환자일수록 뇌질환일 가능성이 낮다”며 “다만 두통의 양상이 확연하거나 강도가 급격하게 심해지는 경우 또는 빈도가 유난히 잦아진다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차성 두통과 이차성 두통은 반드시 구별해야 한다. [사진 고대구로병원]
 

일차성 두통과 이차성 두통을 감별하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만약 ▶이전에 경험한적 없는 아주 심한 두통(대략 평생 살면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심한 통증을 10점 만점으로 했을 때 7점 이상의 극심한 강도의 두통)을 겪고 ▶두통과 함께 팔다리가 마비되거나 말이 어눌해지고 몸에 균형이 안 잡히는 경우 ▶두통이 점차 심해지거나 급격하게 빈도가 잦아지는 경우 ▶50세 이상에서 처음 발생한 두통 ▶콧물, 기침 등의 감기 증세 없이 열이 나고 두통이 있는 경우 중 한 가지 이상 해당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만성두통 있을 땐 약물 복용 주의
만성두통 환자의 대다수가 약국에서 구매한 두통약으로 자가 치료를 시도한다. 하지만 이처럼 정확한 진단과 처방 없이 약물을 복용하는 것은 오남용의 우려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두통환자는 약국에서 통증을 완화하는 진통제를 구매해 복용한다. 진통제를 장기간, 자주 먹으면 오히려 약 때문에 유발성 두통이 생길 수 있고 두통을 조절하는 게 어려워질 수 있다. 심한 통증으로 인해 두통약 복용을 필요로 할 때에는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진통제 또는 두통 자체를 조절하는 약제를 처방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두통은 종류와 증상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다면 진통제로도 충분하다. 반면 빈도가 잦고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통증을 느끼면 일시적으로 통증을 완화하는 진통제보다는 꾸준히 두통 자체를 조절하는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전문의의 처방에 따른 주사치료를 통해서도 두통이 호전될 수 있다. 뇌종양 및 뇌혈관질환, 뇌의 염증 등 뇌질환에 동반되는 두통은 기질적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일차성 두통 환자의 증상 완화에는 운동이 도움이 된다. 걷기 등 가벼운 운동과 주기적인 스트레칭을 하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특히, 목과 어깨 부분을 중점적으로 마사지하며 근육을 풀어주면 두통을 완화하고 재발 가능성을 감소시키는데 효과적이다. 

김치경 교수는 “두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조건 약에 의존하기보다 가벼운 스트레칭과 명상을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심신을 안정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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