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불안장애 부르는 알코올 의존증, 혹시 나도?

[김선영 기자] 입력 2019.01.08 23.17

알코올 의존중 환자 139만 명…뇌세포 파괴하고 인지영역 손상 불러

2016년 보건복지부 정신질환 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알코올 의존증 환자는 139만 명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성인 가운데 10명 중 1명은 살면서 한 번 이상 알코올 의존증을 경험한다고 한다. 술을 마시면 뇌에서는 세로토닌과 도파민이 일시적으로 증가하는데 이 신경전달물질은 기분을 좋게 만들어 중독을 부른다.

알코올 의존증에 걸리면 금단 현상이 나타난다. 술을 마시지 않을 때 식은땀이 나고 손·눈꺼풀 등이 떨린다. 불안함과 초조함을 느끼는 건 물론 우울감 같은 부정적인 감정에 빠질 확률이 높다. 습관적인 음주, 잦은 블랙아웃 현상(필름 끊김), 과음한 다음날 해장술을 마시는 습관이 있을 때 알코올 의존증을 의심할 수 있다.

아세트알데하이드, 숙취·근육통·구토 유발
알코올 의존증은 정신적·신체적으로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켜 위험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우울증과 불안장애다. 술을 마시면 세로토닌과 도파민의 분비로 기분이 좋아진다. 음주가 반복되면 이전만큼 세로토닌과 도파민을 분비시키기 위해 더 많은 알코올을 필요로 한다. 술을 마시지 않을 때는 우울한 기분을 느끼기 쉽고 술 이외의 것에 흥미가 떨어지게 된다.

알코올성 치매의 위험성 또한 증가할 수 있다. 알코올은 혈액의 흐름을 빠르게 만들고 뇌혈관을 팽창시키며 뇌압을 상승시킨다. 이로 인해 체내 산소가 부족해지고 두통이 생길 뿐만 아니라 뇌세포를 파괴한다. 과도한 음주는 뇌의 인지영역의 손상을 가져와 기억력이 감퇴하고 증상이 심해지면 알코올성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

신체에 들어온 알코올은 간에서 생성된 분해효소에 의해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독성 화학물질로 바뀐다. 술을 마시면 알딸딸하고 얼굴이 빨개지는 것은 바로 이 물질 때문이다. 이 물질은 알코올보다 최대 30배 강한 독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숙취, 근육통, 구토 등의 증상을 유발하고 심장의 수축 능력을 저하시켜 부정맥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알코올을 분해하는 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과도한 음주로 손상된 간세포는 재생되지 못하고 간염, 간경화 등으로 진행될 수 있다.

고대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신철민 교수는 “과음을 권장하는 사회 문화 탓에 알코올 의존증에 쉽게 노출되고 스스로 자각하지 못한 채 증상이 심해지는 사례가 많다”며 “알코올 의존증에 빠지게 된다면 자신의 건강뿐 아니라 가족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건강한 음주습관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건강한 음주 습관

1. 취하도록 마시지 않는다.
과음을 하면 자신도 모르는 실수를 저지르기 쉽기 때문에 본인의 주량에 따라 절제하는 습관을 들인다.

2. 식사는 든든하게 한다.
빈속에 술을 마시면 알코올 흡수 속도가 빨라져 빨리 취하고 간과 위장에 좋지 않다. 술자리가 있다면 미리 식사를 든든히 하되 기름진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3. 중간중간 물을 마신다.
물은 체내 알코올 농도를 낮추고 흡수율을 떨어뜨린다. 활발한 이뇨작용으로 알코올을 체내에서 배출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4.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마신다.
가끔 마시는 혼술은 생활에 활력이 되지만 매일 혼자 마시게 되면 술의 양을 조절하지 못하게 된다. 가족, 친구와 함께 술자리를 갖고 대화를 나누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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