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 해소 돕는다는 식품, 간 건강엔 쓸모없다?

[이민영 기자] 입력 2018.12.06 15.54

음주 이후 느끼는 증상 심리적으로 완화하는 게 대부분

보건복지부의 ‘2016년 국민 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1회 평균 음주량은 7잔 이상(여자 5잔)이다. 주 2회 이상 음주하는 고위험 음주율은 13.8%, 최근 1년 동안 월 1회 이상 소주 7잔 또는 맥주 5캔 이상 음주한 월간 폭음률은 39.3%였다. 안전한 음주를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남성은 하루 4잔, 여자는 2잔 이상의 음주는 간에 부담을 주기 쉽다.

통상 한 잔에 들어있는 알코올양은 비슷한 경우가 많다(맥주 300cc=와인 100cc=소주 63cc). 주류별로 해당 잔으로 하루 2잔 이하만 마시는 것이 안전한 음주이다. 적은 양을 지속해서 마시는 것도 같은 양을 한 번에 마시는 것과 마찬가지로 간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음주의 횟수도 중요하다.

불가피하게 많은 술을 마시는 경우에는 물을 충분히 마시면서 야채·과일 등을 먹는 것이 좋다. 안주를 많이 먹으면 덜 취한다는 속설을 믿고 과하게 안주를 먹으면 외려 건강에 좋지 않다. 음주와 더불어 고칼로리 음식을 과하게 먹으면 오히려 지방간의 위험이 커진다. 간장약을 먹으면 간 기능 검사 결과가 다소 좋게 나올 수는 있지만 어떤 간장약도 술을 마신 것을 보상해주는 것은 없다. 숙취에 좋다는 음식은 간에 정말 도움이 되기보다는 음주 이후에 느끼는 증상을 심리적으로 완화해 주는 것이 대부분이다.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은 대부분 많이 마시기에 오히려 간 손상이 진행되기 쉽다. 연말과 같이 음주 기회가 많은 시기에는 불가피한 술자리 외에는 최대한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 음주 시에는 충분한 수분과 고른 영양섭취를 하는 것이 좋지만 튀김 등 고칼로리 음식만 지속해서 먹는 것은 지방간 등에 좋지 않다. 간장약은 많은 음주를 절대 보상할 수 없다. 술을 많이 마신 사람의 간이 건강하기는 어렵다.

도움말: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신현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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