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성 간염 환자 4명 중 1명은 '취약 계층'

[박정렬 기자] 입력 2018.11.30 09.50

보라매병원 환자 7000여 명 조사

서울대병원 운영 서울시보라매병원 이진용(공공의료사업단)·김원(소화기내고) 교수 연구팀은 29일 "알코올성 간염으로 입원한 환자의 전국 입원률과 입원사망률 및 재입원율을 조사한 결과 취약 계층일수록 알코올성 간 질환 위험도가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20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0명 중 4명은 한 달에 한 번 이상 폭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만성 간질환 환자 상당수가 알코올성 간질환에 의한 것일 정도로 폭음은 간 질환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덩달아 알코올성 간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정확한 입원률과 입원사망률 및 재입원율에 대한 조사는 미비한 실정이었다

이진용·김원 교수 연구팀은 이에 2008~2012년까지 5년간 국내에서 알코올성 간염으로 입원한 전체 환자 7320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알코올성 간염의 입원율과 사망률 및 재입원율을 조사하고, 그 위험요인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해당 기간에 알코올성 간염으로 입원한 평균 환자 수는 전체 국민 10만명 당 14명이었다. 평균 나이는 51.1세로 87.8%는 남성이었다.

환자 4명 중 1명(25.9%)은 의료급여 지급 대상자로 16.9%는 과도한 음주로 인한 AUD(알코올 사용 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입원 사망률은 연구 기간 동안 0.23%에서 0.46%로 두 배 가량 증가했다. 특히, 나이가 많고 간 경변으로 진단된 환자의 사망률이 높았다. 병원 재입원율은 34%로 남성일수록, 경제력이 낮을수록 재입원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원 교수는 “그동안 알코올 과다섭취로 인한 입원과 사망률에 대해서는 그 수치가 상당할 것이라는 추정만 할 수 있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환자의 연령, 간병변 발생여부, 그리고 경제력이 입원율 및 사망률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진용 교수는 “알코올성 간염의 경우 의료 급여 대상인 취약계층에게 특히 위험도가 높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향후 알코올성 간 질환에 대한 공공의료 정책 수립 시 이번 연구 결과가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최근 국제 학술지 '위장병·간장학(Journal of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에 실렸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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