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담그는 주부, 골프 초보자가 자주 겪는 손 질환은 무엇

[김선영 기자] 입력 2018.11.08 14.53

수근관증후군, 방아쇠 수지증 빈발…손목 보호대 쓰고 스트레칭 필수

손과 손목이 시큰거리거나 저려도 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드물다. 지속적인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병을 키우는 사례다. 가사 일로 손목 사용이 많은 주부는 물론 사무직 종사자, 손으로 라켓이나 운동기구를 사용해 운동하는 사람은 손 질환에 주의가 필요하다. 장시간에 걸쳐 무리하게 손과 손목을 사용하면 스트레스가 축적돼 통증으로 이어진다.

김장할 때는 배추나 무를 반복적으로 썰고 이를 소금에 절여 양념을 버무리는 등 쉴새없이 손을 사용한다. 손목 사용이 많아지고 무리한 힘이 지속적으로 가해지면 손가락 감각을 주관하는 정중신경이 압박돼 저린 증상이 생긴다. 주부에게 흔히 발생하는 수부 질환은 수근관증후군이다. 손목 통증과 함께 엄지, 중지, 검지, 약지 일부가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심하면 근육 쇠약과 위축을 일으킬 수 있다.

단순한 혈액순환 장애나 일시적인 손 저림쯤으로 생각해 치료 받지 않으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을 수 있다. 목동힘찬병원 최경원(정형외과) 원장은 "증상이 비교적 가벼운 초기에는 손목을 고정하거나 소염제 같은 약으로 치료가 가능하다"며 "신경 손상이 심해 손바닥 근육이 위축되면 수술로 발병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근관증후군을 예방하려면 올바른 자세가 중요하다. 손목 신경이 압박받지 않도록 하는 게 관건이다. 김장할 때 손목에 각이 생긴 채 장시간 있지 말고 틈틈이 손과 손목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해주면 좋다. 김장 재료를 채 썰거나 다질 때는 손목에 충격이 전달되는 칼이나 절구 대신 채칼과 믹서를 사용하도록 한다.

평소 손목 통증을 느낀다면 손목 보호대를 착용해 손목을 고정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정중신경이 지나는 손목 가운데 부분을 손가락으로 톡톡 쳤을 때 손가락 끝에 저릿한 증상이 있다면 수근관증후군일 확률이 높다. 양쪽 손목을 안쪽으로 구부린 상태에서 손등을 맞닿게 한 자세로 1분 정도 유지할 때 통증이나 이상 감각이 심해져도 수근관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냉찜질이나 약물치료로 개선
탁구, 테니스, 배드민턴 같은 라켓 운동과 스크린 골프처럼 손을 많이 쓰는 운동을 할 때도 조심해야 한다. 손바닥이 운동기구에 직접 닿아 압박되는 일이 반복되면 손가락 감각이 없어지거나 욱신거리는 통증이 발생한다. 특히 골프채 그립을 잡는 강도 조절에 익숙하지 않으면 손가락 내 힘줄이나 근육에 외부의 충격이 전해져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방아쇠 수지증이다. 손가락을 구부릴 때 느낌이 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것처럼 딸각거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손가락이 잘 안 펴지고 억지로 펴면 잘 굽혀지지 않는다. 간혹 방아쇠 소리와 같은 ‘딸깍’하는 마찰음이 들린다. 방아쇠 수지증은 초기에는 손 사용을 자제하고 냉찜질이나 약물치료를 하면 호전될 수 있다. 손을 많이 쓰는 운동을 한 후 손가락을 쥐었다 폈다하는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순간적인 힘을 발휘하는 라켓운동은 손목에 스트레스를 주고 손목의 건이 부으면서 통증을 불러온다. 이때는 손목 염증과 삼각섬유연골 손상을 주의해야 한다. 삼각섬유연골은 새끼 손가락 쪽 손목에서 손바닥뼈와 아래팔 뼈 사이에 위치한다. 손목이나 손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운동을 할 때 손상되기 쉽다. 손목을 새끼손가락 방향으로 구부리는 동작이나 주먹을 꽉 쥐는 동작을 할 때마다 손목 통증이 발생해 손목 사용에 제한이 생긴다.

보통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호전되지만 통증이 있을 때는 휴식을 취하는 것이 최선이다. 손목 부위 힘을 잘 쓸 수 없게 될 경우 손목 보호대 사용이 도움 되며 손목 근육 강화 운동으로 손목의 안정성을 높여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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