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60대 여성에 많은 뇌동맥류, 전조 증상 없어 더 치명적

[김선영 기자] 입력 2018.11.01 09.51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있으면 주기적으로 뇌혈관 검사 받아야

찬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면 ‘뇌동맥류’를 조심해야 한다. 뇌동맥류는 뇌혈관이 풍선처럼 비정상적으로 크게 부풀어 오르는 상태를 말하는데, 부푼 만큼 터질 위험성이 커진다. 주로 혈관이 나눠지는 부분에서 발생하며 크기는 10㎜ 이하지만 간혹 이보다 큰 동맥류가 발생할 수 있다. 40~60대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혈관에 염증이 있거나 외상으로 혈관벽이 손상됐을 때, 유전적으로 혈관 벽에 문제가 있을 때 발생하기도 한다.

을지대병원 신경외과 정승영 교수는 “뇌동맥류는 갑자기 무거운 물건을 들 때, 힘을 줘 대변을 볼 때, 추위에 노출될 때 등 혈압이 올라갈 때 터질 수 있다”며 “날씨가 추워지면 몸의 혈압 변동폭이 커져 동맥류가 파열될 위험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극심한 두통, 뒷못 뻣뻣함, 어지럼증 호소
뇌동맥류는 비파열성과 파열성으로 나뉜다. 비파열성 뇌동맥류는 증상이 거의 없다. 반면에 파열성 뇌동맥류는 극심한 두통, 뒷목 뻣뻣함, 구역, 구토, 뇌신경 마비 등이 나타난다. 이때 뇌 속에 피가 퍼지면서 순간적으로 뇌 혈류가 막히는데, 이로 인해 급사할 확률이 30%가 넘는다. 뇌동맥류가 뇌 속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이유다.

비파열성 뇌동맥류일 때는 환자의 나이와 건강 상태, 동맥류의 위치, 모양과 크기 등을 고려해 치료한다. 동맥류의 크기가 2㎜ 이하로 작거나 환자 나이가 고령이면서 다른 중한 질병을 앓고 있다면 경과 관찰을 하면서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다. 파열성 뇌동맥류는 재출혈 가능성을 낮추고 합병증을 치료하기 위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평소 느끼지 못한 두통이나 어지럼증, 뒷목이 뻣뻣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하게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코일 색전술, 입원 기간 짧고 회복 빨라
뇌동맥류 수술법은 크게 두 가지다. 두개골을 열어 볼록한 혈관 부분을 집게로 집듯 부풀어 있는 부위를 조여 주는 결찰술과 두개골을 열지 않는 코일 색전술이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코일 색전술은 머리를 열지 않고 다리 쪽의 대퇴동맥을 통해 금속으로 된 작은 관을 집어넣어 뇌동맥에 접근, 뇌동맥류에 코일을 넣어 막는 방법이다.

뇌동맥류 결찰술보다 전신에 부담이 적고 입원 기간이 짧으며 회복 속도가 빨라 환자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정승영 교수는 “뇌동맥류는 파열 자체도 위중하지만 합병증이 심해서 치료가 쉽지 않다“며 ”환자의 위험요인을 고려해 신중하게 치료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뇌동맥류 질환은 명확한 예방법이 없다. 전조 증상도 없어 고혈압이나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흡연, 음주 등 뇌동맥류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은 주기적으로 뇌혈관 검사를 하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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