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임신일 때 '중기'에 주의해야 할 질환

[이민영 기자] 입력 2018.10.29 18.15

유산 위험 큰 자궁경부무력증, 정기적 산전 진찰 필수

고령임신이 증가하면서 이에 따른 조산·유산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그 중 임신 중기에 주의해야 할 질환 중 하나가 자궁경부무력증이다.

자궁경부무력증은 자궁경부에 결함이 있어 임신 유지가 되지 않고 유산되는 경우를 말한다. 자궁경부는 분만 시 아기가 나오는 산도 중 하나다. 임신 중에는 딱딱하게 유지되면서 닫혀있어야 태아와 태아를 둘러싸는 양수·양막을 보호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자궁경부가 강도를 유지하지 못하고 풀어져 버리면 태아와 양수의 무게 때문에 자궁경부가 열려서 임신을 유지하지 못하고, 유산이나 조산으로 이어진다.

자궁경부무력증은 원인과 진단방법이 명확하지 않다. 임산부 스스로 본인의 병력·증상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정기적인 산전 진찰과 초음파 검사를 꼭 받아야 한다. 임신 중 질 초음파 검사로 자궁경부 길이를 측정해 자궁경부무력증을 진단할 수 있다.

특히 조산·유산 경험이 있거나  첫 임신에서 짧은 경부 길이를 가진 여성일 경우 자궁경부무력증의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정기적인 추적관찰이 매우 중요하다. 임신 중 질 분비물의 증가와 출혈, 생리통과 비슷한 골반 통증이 나타난다면 자궁경부가 변하는 증상일 수 있으니 즉시 진찰받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없더라도 자궁경부무력증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산전 진찰이 중요하다.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황한성 교수는 “자궁경부무력증은 임신 20-24주에 잘 생기지만 그 전이나 후에도 생긴다”며 “유산과 조산을 막기 위해서 임산부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첫 임신 때 자궁경부무력증이 진단된 임신부의 경우 다음 임신 때 임신 14주를 전후로 예방 차원에서 자궁경부 주위를 묶는 자궁경부봉축술을 권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프로게스테론을 질정제로 투여해 자궁경부가 약해지는 것을 예방하는 방법이 개발됐다. 임신부의 상황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면 된다. 황한성 교수는 "자궁경부봉축술은 감염·출혈·유산의 위험성이 있고 프로게스테론 질정제 투여로 모든 자궁경부무력증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주치의와 신중히 치료방법을 상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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