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 위험 큰 망막혈관폐쇄 10명 중 8명은 50대 이상

[박정렬 기자] 입력 2018.07.24 10.01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분석 결과. 나이 들면 정기적 안과 검진 필수

망막혈관폐쇄 환자 10명 중 8명은 50대 이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김안과병원은 "최근 10여년 간 병원을 찾은 망막혈관폐쇄 환자를 분석한 결과 50대 이상 환자가 약 85%를 차지했다"고 24일 밝혔다.

김안과병원에 따르면, 2009~2017년 망막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는 총 2만 6070명으로, 50대 이상이 85%를 차지했다. 세부적으로 60대가 8552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50대(7447명), 70세 이상(6148명) 순이었다.

이보다 낮은 연령인 30~40에서는 남성환자가 여성보다 약 1.4배 많았다. 하지만 60세 이상은 반대로 여성환자가 남성보다 약 1.4배 많았다. 환자 전체로 볼 때 남성과 여성의 발병 현황은 큰 차이가 없었다. 연령대별로 나눌 때만 이런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다.

망막혈관폐쇄는 눈 속 망막의 혈관이 막혀 시력저하가 생기는 안질환으로 심하면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 보통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 합병증으로 발생한다.

병원 관계자는 "30~40대 남성 환자가 많은 이유는 망막혈관폐쇄의 주된 원인인 고혈압, 당뇨 등의 혈관 관련 성인병을 앓기 쉽고 음주·흡연하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이 연령대 남성 고혈압 유병률은 여성의 약 2배다. 반면 60세 이상은 여성의 고혈압 발생 빈도가 남성에 비해 약 1.4배 높다.

망막혈관폐쇄는 그 자체로도 위험하지만 유리체출혈·황반변성, 신생혈관 녹내장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특히 조심해야 하는 것은 유리체 출혈이다. 망막에 출혈이 발생해 유리체 속으로 스며들면 급격히 시력이 감퇴하기 때문에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보통 유리체출혈은 당뇨병만 연관이 있는 것이라 아는데, 망막혈관폐쇄 또한 유리체출혈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유수진 교수는 “망막혈관폐쇄는 뚜렷한 전조증상이 없어 본인이 자각하기 힘들다. 50대 이상은 별 이상이 없어도 정기적인 안과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망막질환 가족력이 있거나 당뇨, 고혈압 등 혈관질환을 앓는다면 눈 건강에 각별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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