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불청객 무좀, 발에 생긴 물집 터뜨리지 마세요

[김선영 기자] 입력 2018.07.10 09.44

올바른 치료·관리법 가이드

무좀은 피부사상균이라는 곰팡이가 원인이다. 피부사상균은 환자에게서 떨어져 나온 인설(피부 비늘)을 통해 발로 전염된다. 특히 발은 땀이 많이 나고 걸을 때 피부 자극에 따른 손상이 잘 생겨 감염되기 쉽다.

무좀의 증상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발가락 사이에 진물과 악취가 나고 갈라지며 매우 가려운 지간형이다. 둘째, 발바닥의 각질이 전반적으로 두터워지고 긁으면 고운 가루처럼 떨어지는 각화형이다. 셋째, 발바닥 특히 발바닥의 파인 부분에 물집이 생기고 가려움증이 심한 수포형이다. 이 세 가지 증상 유형은 섞여 나타난다.
 

발이나 손발톱에 생긴 병변 중 실제로는 무좀이 아닌 경우가 꽤 있다. 반드시 검사를 통해 확진한 후 치료해야 완치할 수 있다. KOH 검사가 가장 간단하고 기본적인 검사 방법이다. 무좀이 의심되는 부분의 각질, 물집의 상층을 긁어서 KOH 용액으로 각질을 녹인 후 현미경으로 진균의 균사와 포자를 확인한다. 

진균 배양 검사도 있다. 곰팡이의 균종까지 구분할 수 있어 맞춤 치료제 선택에 도움이 된다. 다만, 4주간의 배양기간이 필요하고 KOH 검사에 비해 양성률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광범위 피부질환 치료제 잘못쓰면 역효과
무좀은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킬 수 있고 환자의 다른 신체 부위로 옮겨갈 수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 무좀을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무좀이 악화해 급성 염증이 생길 수 있다. 긁어서 2차 병소가 생기거나 이차 감염이 발생할 경우 장기간의 항생제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림프관염이나 림프절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함부로 약을 썼다가 낭패 보기 십상이다. 가천대 길병원 피부과 김희주 교수는 “시중에 많이 파는 이른바 광범위 피부질환 치료제에는 부신피질 호르몬제가 들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성분은 몸에서 곰팡이균을 몰아내는 정상적인 면역반응을 억누른다”며 “일시적으로 피부 증상이 호전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무좀균이 보이지 않게 더 증식해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진물 없는 상태에서 연고 발라야 효과

무좀은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정확한 치료를 받아야 완치할 수 있다. 지간형은 진물이 있는 동안에는 연고를 발라도 연고의 약 성분이 효과를 보지 못한다. 먼저 진물이 멈출 때까지 하루에 세 번씩 약 15분간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물에 발을 담가 진물을 멈추게 한 다음 무좀 연고를 바르는 것이 좋다. 주의할 것은 PM이나 치선액과 같이 속칭 껍질을 벗겨낸다고 하는 무좀약을 발가락 사이에 바르면 발가락 사이의 밀폐된 공간에 균이 들어가 곪기 쉽다. 되도록 바르지 않도록 한다. 

발바닥에 물집이 생기는 수포형은 가끔 너무 가렵다고 물집을 터뜨리는 사람이 있는데, 그러면 그곳으로 병균이 들어가 곪을 수 있다. 가능하면 물집은 그대로 놔두는 것이 좋다.

무좀은 평소에 관리를 잘해야 한다. 감염성 질환이므로 전염성이 있다. 신발(화장실 슬리퍼 등)을 함께 신거나 손톱깎이를 공유하는 행동을 피해야 한다. 곰팡이균은 덥고 습한 환경을 좋아한다. 발에 땀이 차지 않도록 통풍이 잘되는 신발을 신고 젖은 신발은 착용하지 않는다. 발가락 양말을 신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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