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장마 때문? 밤새 잠 못 자고 뒤척이는 이유

[이민영 기자] 입력 2018.07.05 14.08

주 3회 3개월 이상 잠 못 자면 불면증

습한 날씨와 높은 기온 탓에 잠 못 이룬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수면은 몸의 신진대사를 돕고 뇌·심장 기능을 회복한다. 또 기억을 정리하고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스트레스를 받아 며칠간 잠을 설치는 불면 증상이 있다고 해서 모두 불면증으로 진단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 주 3회 이상의 빈도로 3개월 이상 불면 증상이 지속할 때 그로 인해 일상생활을 하는데 기능장애가 발생할 때 불면증으로 진단을 내린다. 잠을 잘 못 잔다고 해서 모두 불면증은 아니다. 불면 증상을 일으키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

수면무호흡증
대표적인 수면장애로는 ‘수면무호흡증’이 있다. 잠을 잘 때는 기도를 둘러싼 근육이 이완돼 목젖·편도·혀 등이 뒤로 쳐지게 되면서 깨어 있을 때보다 기도가 약간 좁아진다. 이때 기도가 심하게 좁아져 공기가 기도를 통과하는 것을 막게 되면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한다. 기도가 심하게 좁아지거나 아예 기도의 벽이 서로 붙어버리면 숨을 쉴 수 없게 되고 숨이 자주 멎어서 코고는 중간에 조용해지는 것이다. 어떻게 해서라도 숨을 쉬기 위해 뇌의 신호를 받고 횡경막과 가슴근육은 더욱 힘을 주게 된다. 그러면 잠에서 자주 깬다. 이런 수면 중단은 기도의 근육을 자극해 더 좁아지게 하는 악순환을 부른다. 수면 중 무호흡은 하루 밤에 대개 수십에서 수백 차례 발생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림으로써 주간 졸림과 오전 시간의 두통을 유발한다. 또 장기간 지속하면 고혈압·부정맥·심근경색·뇌졸중 발생위험을 높인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있을 경우 반드시 수면 클리닉을 방문해 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불안증후군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는 가만히 앉아 있거나 누워있을 때, 특히 자려고 할 때 다리가 무언가 불편한 느낌을 호소한다.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이상한 느낌이 든다고 말하는 환자도 있다. 이런 증상은 밤에 심해진다. 이런 다리의 불편감은 다리를 뻗거나 움직이면 일시적으로 호전되기 때문에 계속해서 잠을 방해한다. 잠을 충분히 못 자기 때문에 환자는 낮 동안 비정상적으로 피곤하고 졸려한다. 일이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게 된다. 밤뿐만 아니라 낮 동안에도 자동차나 비행기를 탈때 오랜 시간 동안 앉아 있는 것이 힘들다.

주기성 사지 운동증
주기성 사지 운동증은 또 다른 수면장애다. 주기성 사지 운동증에서의 다리 움직임은 대부분 환자가 자고 있을 때 불수의적으로 발생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이 있는 대부분의 사람이 주기성 사지 운동증을 호소하지만 주기성 사지 운동증 환자에서 하지 불안증후군이 있는 경우는 드물다. 주기성 사지 운동증은 30초 정도의 간격으로 주기적으로 발생하며 엄지발가락이 펴지는 동작과 함께 발목·무릎이나 고관절을 굽히면서 자다가 움찔하는 동작이나 다리를 차는 동작과 유사하게 나타난다. 이런 증상은 자는 내내 지속되지는 않고, 수면의 전반부에 주로 발생해 잠이 들자마자 깨게 하거나 잠을 지속하기 어렵게 할 수 있다. 또 본인뿐 아니라 같이 자는 사람을 차거나 침대를 흔들어 다른 사람의 수면을 방해하기도 한다.

도움말 대전성모병원 신경과 정유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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