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턴트 많이 먹고 음주 잦은 젊은 혼밥러 '위암' 주의보

[김선영 기자] 입력 2018.06.05 10.31

20·30대 위암, 전이 빠르고 자각 증상 없는 게 특징…정기 검진으로 예방해야

20·30대 젊은 층에서 위암 환자가 늘고 있다. 통계청 사망원인 자료(2015)에 따르면 30대 암 사망률 1위가 위암이다. 20대에서도 위암이 암 사망률 3위다. 젊은 층에서 위암 발생이 증가하는 건 식습관의 영향이 크다. 잦은 가공식품섭취와 음주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1인 가구의 증가로 혼밥이 늘어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를 하기보다 대충 때우는 경향이 짙다. 반면에 국가 암 검진 사업은 40대 이상으로 한정돼 있어 20·30대는 건강검진에 소홀하기 쉽다.
 

 국내 한 대학병원의 20·30대 위암 환자 분석 자료에 따르면 여성이 58%로 많았다. 20대는 여성이 남성보다 1.5배나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 위암 환자는 ‘미분화형 미만성 위암’이 많았다.

위암은 장형 위암과 미만성 위암으로 구분할 수 있다. 주로 50·60대에 많이 생기는 장형 위암은 암세포가 한 곳에 모여 덩어리로 자란다. 젊은 연령대에서 많이 발생하는 미만성 위암은 암 세포가 위 내벽을 파고들며 자라 병변이 잘 확인되지 않는 게 특징이다. 전이가 빨라 진단됐을 때 병기가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중앙대병원 위장관외과 김종원 교수는 “20·30대에 생기는 위암 중 70% 정도가 미만성 위암”이라며 “자각 증상이 거의 없고 내시경 검사로 발견이 쉽지 않아 조기 진단이 어려운 편”이라고 말했다. 암세포가 위벽으로 파고 들면 림프관을 통한 림프선 전이나 혈관을 통한 혈행성 전이, 위벽을 뚫고 복막에 퍼지는 복막 전이의 위험성이 커진다.

가족력 있거나 소화불량 잦으면 위내시경 검사를
젊은 층에서 위암을 예방하려면 식습관 개선이 필수적이다. 혼자 식사를 하더라도 인스턴트, 패스트푸드, 가공식품은 피하는 게 좋다. 짜거나 매운 음식, 탄 음식도 마찬가지다. 급하게 끼니를 해결하기보다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 습관을 들인다. 특히 가족 중에 위암을 앓은 사람이 있거나 소화불량·구토·속쓰림 등 위장관 질환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적어도 2년에 한 번씩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위암을 조기 발견하면 내시경절제술로 병변 부위만 제거할 수 있다. 수술 후 삶의 질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는 복강경 수술이나 유문 보존 위 절제술도 있다. 김종원 교수는 “미만성 위암은 관찰되는 병변의 범위보다 암세포의 침윤이 더 넓은 경우가 많아 내시경 절제술이나 수술을 할 때 위를 더 넓게 절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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