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 필요하면 아침 운동, 스트레스 풀려면 저녁 운동 하세요

[이민영 기자] 입력 2018.05.31 14.21

내게 맞는 운동 시간대

운동 목적과 건강 상태에 따라 안전하고 효과적인 시간대가 다르다. 아침과 저녁 중 언제 운동해야 할지 고민일 땐 신체 리듬과 생활 패턴을 고려해 꾸준히 운동할 수 있는 시간대를 선택하는 게 먼저다. 그러고 나서 건강 상태와 목적에 따라 아침, 저녁 운동을 적절히 조합하는 것을 권한다.

#아침 운동
활력 있는 하루와 집중력 필요한 사람

아침 운동으로 힘을 빼면 금세 지칠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오해다. 아침 운동은 혈액순환을 촉진해 피가 뇌로 원활하게 공급되도록 한다. 사고력·집중력을 높여 준다.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은 창의력과 관련이 깊은 물질인 도파민을 왕성하게 분비한다. 하루를 활력 있게 시작하는 데도 아침 운동이 도움이 된다. 아침에 눈을 뜰 때 뇌는 깨어나도 몸은 약 3~4시간이 지난 뒤에야 완전히 활성화된다. 운동은 이런 몸을 깨워준다.


체지방 감소시켜 살 빼려는 과체중, 비만
아침엔 근력 운동보다 유산소 운동을 권한다. 아침 공복엔 근육을 만드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충분치 않아 근력 운동은 효과적이지 않다. 반면에 지방을 효율적으로 태워 체중을 줄이는 데는 효과적이다.  공복 상태에서 운동하면 피하와 간에 축적된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한다. 아침에 운동하면 몸을 깨우는 교감신경계 호르몬(아드레날린, 코티졸 등)이 더 왕성하게 분비되는 것도 체내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소비하는 이유다.  교감신경계 호르몬은 체지방을 분해하는 데 관여한다. 별다른 질병이 없고 체중 감량이 목적이면 아침 운동이 도움이 된다.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 요통 환자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에게도 아침 운동이 좋다.  밤 사이에 염증 때문에 굳어진 관절을 운동으로 풀어줘야 한다. 수영, 아쿠아로빅 같은 수중 운동이나 스트레칭 같은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 도움이 된다.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는 관절에 충격이 가는 달리기나 조깅, 빨리 걷기는 피해야 한다. 요통이 있는 사람도 아침에 가벼운 유산소 운동으로 통증을 완화한 뒤 일상생활을 하는 것을 권한다.


#저녁 운동
공부에 지친 청소년, 스트레스에 예민한 직장인

하루 종일 학업과 업무에 지친 학생과 직장인에게 저녁 운동은 보약이다. 낮 동안 겪은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는 데엔 몸을 움직여 체내에 남은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게 없다.  땀을 흘리며 운동하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혈액순환이 원활해진다. 세로토닌 등 몸에 좋은 호르몬도 잘 분비돼 피로보다 행복감이 높아진다. 꾸준히 운동하면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능력도 커진다.  몸을 약간 피곤하게 하면 신체는 피곤을 이기기 위해 적응해 나간다. 운동도 몸에는 일종의 스트레스지만 결과적으론 활력을 불어넣는다.
 

건강미 넘치게 근육 키우고 싶은 사람
강도 높은 근력 운동은 아침보다 저녁에 하는 것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저녁엔 관절과 근육이 적절하게 풀려 있고 체온이 올라가 있어 부상 위험이 줄어든다. 운동 효과도 좋다. 저녁엔 아침·점심에 섭취한 에너지원을 써 근육이 잘 만들어진다. 단, 저녁 식사는 운동 후에 하는 것이 좋다. 식후에 바로 운동하면 근육으로 가야 할 혈액이 소화기관으로 쏠린다. 저녁을 먹지 않고 운동하기가 힘들다면 운동 시작 한 시간 전쯤 바나나 한 개를 먹는다.


당뇨·고혈압 환자, 뇌·심혈관 질환자
뇌·심혈관계 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겐 저녁 운동을 권한다. 아침에는 잠자는 동안 체내 수분 양이 감소하고 혈압 수치는 높아져 있다. 이럴 때 운동하면 심장과 혈관에 부담을 준다.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은 운동부하검사를 해서 운동의 강도를 정하고 천천히 강도를 올려가며 운동해야 한다. 운동부하검사는 운동 시 심장 기능과 혈압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측정하는 것이다. 당뇨·고혈압 환자도 저녁 운동이 낫다. 혈관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아침에 운동하면 이미 활발한 교감신경을 더 자극해 혈관에 부담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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