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로 숨어도 '자외선' 못 피해…자외선 차단제 올바른 사용법은?

[박정렬 기자] 입력 2018.05.10 17.33

자외선 차단제 궁금증

여름의 문턱이다. 햇빛이 강해지는 만큼 자외선에 주의해야 할 시기다. 최근에는 자외선 지수가 '매우 높음' 단계까지 치솟는 날도 많았다. 야외활동이 증가하는 5월, 자외선 차단제에 대한 궁금증을 Q&A로 정리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Q. 자외선 지수가 어느 정도일 때 자외선 차단제를 써야 하나요.
A. 자외선 지수는 기상청이 '기후정보포털(http://climate.go.kr)'을 통해 제공하는 정보입니다. 실시간 자외선 관측 자료를 기반으로 자외선 A·B의 양을 측정해 '낮음'부터 '위험'까지 모두 5단계로 알려줍니다. 이 곳의 '대응요령'에 따르면 기상청에서는 자외선 지수에 관계없이 외출 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를 것을 권합니다. '낮음' 단계여도 햇빛에 민감한 피부를 가졌다면 일광화상, 노화 촉진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자외선 지수에 따른 대응요령 [사진 기상청]

Q. 흐린 날은 자외선도 적지 않나요.  
A. 자외선A는 햇빛이 강한 날뿐 아니라 흐린 날에도 존재합니다. 자외선B는 여름에 강하고, 겨울에는 낮지만 자외선A는 계절에 상관없이 일정하게 내리쬡니다. 유리창이나 커튼으로도 막을 수 없어 실내도 안전지대가 아닙니다. 자외선은 수증기나 대기 오염 물질에 의해 쉽게 퍼지기 때문에 그늘로 피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자외선 차단제를 실내·외 관계없이 발라줘야 하는 이유입니다.

Q. 자외선 A·B·C는 무엇인가요.
A. 자외선은 파장의 길이에 따라 A·B·C로 나뉩니다. A가 파장이 가장 길고 C가 가장 짧은데, 파장이 짧을수록 반대로 에너지가 큽니다. 에너지가 클수록 피부에는 더 해롭습니다. 즉, 자외선C가 가장 유해한데요, 오존층에 의해 차단돼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건 자외선A·B입니다. 자외선A는 피부 노화, 자외선B는 일광화상과 함께 강력한 피부 노화를 일으킵니다. 종전에 기상청은 자외선B 지수 정보만 제공했지만, 올해부터는 자외선 A도 추가해 일 단위 예측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자외선 차단제를 쓸 때도 자외선 A·B를 모두 차단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자외선 차단제 기능은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요.
A. 자외선B는 'SPF', 자외선A는 'PA'를 보면 됩니다. SPF 지수는 50까지 표시할 수 있고 그 이상은 '50+'로 표시합니다. SPF 수치가 높을수록 자외선B 차단효과가 큰 제품입니다. PA 등급은 PA+, PA++, PA+++의 3단계로 표시되고 +기호가 많을수록 자외선A 차단효과가 큰 제품입니다.

자외선 차단제를 선택할 때는 'SPF'와 'PA'를 확인해 자신에 맞는 제품을 고르고, 사용 시 2~3시간 마다 덧발라 주는 것이 좋다. [사진 을지병원]

Q. 자외선 차단제는 한 번만 바르면 되나요.
'SPF'와 'PA' 지수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 피부와, 바르지 않은 피부에 같은 세기의 자외선을 쬈을 때 나타나는 피부 변화 정도를 바탕으로 측정합니다. 비교치일 뿐 오래, 강한 햇볕을 쬐면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도 피부는 나빠집니다. 대부분 2시간 정도 지나면 효과가 사라진다고 하니 2~3시간마다 덧발라주는 게 좋습니다. 땀을 많이 흘리거나 물놀이를 하면 더 빨리 씻겨져 나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내수성·지속내수성이 표시된 제품을 고르는 게 좋습니다. 물에 닿은 뒤 일정 시간(내수성은 1시간, 지속내수성은 2시간)이 지날 때까지 자외선 차단 기능을 종전의 50% 이상 유지하는 제품입니다.

Q. 자외선 차단 지수가 높을수록 좋은 건가요.
A.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자외선 차단제에는 자외선을 산란시키거나, 자외선을 흡수하기 위한 여러 화학 성분이 포함돼 있습니다. 'SPF'나 'PA' 수치가 높을수록 자외선 차단 효과는 크지만 이런 성분으로 인해 피부 자극이 발생할 위험도 큽니다. '옥시벤존', '아보벤존'은 피부에 흡수되면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고, 특히 '파바' 성분은 빈번하게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므로 구입 전에 성분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자외선차단제로 인한 실보다는 득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자외선 노출 예상 시간, 활동 종류 등 상황에 따라 알맞은 제품을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활동에 따른 자외선 차단제 선택 [사진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Q. 어린아이도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하나요
A. 피부가 약한 아이들에게 자외선 차단제는 필수품입니다. 유아기에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손상은 주근깨·기미·검버섯 등의 원인이 되고, 20세 이전에 과도한 자외선에 노출될 경우 피부암이 더 잘 발병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자외선 차단제는 생후 6개월부터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중에는 순한 유아용 자외선 차단제가 나와 있습니다. SPF 15~25, PA++ 정도가 적당하고 야외 외출 시 SPF 30 이상 PA++ 이상의 제품을 발라주는 게 좋습니다. 이마·광대뼈·코 등 돌출 부위는 특히 자외선에 노출되기 쉬우니 부모가 꼼꼼히 챙겨줘야 합니다.

Q. 자외선 차단제 씻는법을 알려주세요.
A. ‘화장은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은 자외선 차단제에도 해당하는 말입니다. 피부에 자외선 차단제가 남아있으면 땀이나 피지, 먼지 등과 섞여서 피부 질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적어도 잠들기 전에는 깨끗이 씻어줘야 합니다. 유아용 자외선 차단제는 순해서 물로 잘 씻겨나가므로 물로 이중 세안하면 됩니다. 유분이 있는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했다면 비누와 클렌저를 사용합니다.

을지대 을지병원 피부과 이현경 교수
 

도움말: 을지대 을지병원 피부과 이현경 교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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